제43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선 어느 때보다 '여풍'이 뜨거웠다. 지난 5일 1차 투표결과 김택우(기호 1번), 주수호 후보(기호 3번)가 결선행 티켓을 거머쥐면서 여풍은 '바람'에서 끝났지만 그들의 도전은 지속되고 있다.
1차 투표 다음날인 6일, 두 후보는 "좋은 결과를 얻지는 못했지만 의협회장에 출마하길 잘했다. 좋은 경험이었다"고 소회를 전했다. 짧은 선거 운동기간에 전국을 돌며 회원들과 소통한 경험은 앞으로의 행보에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호 2번으로 전국을 누빈 강희경 교수는 "그동안 의대교수로 온실 안에 있었다면 출마하면서 온실 밖 상황을 간접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의대교수로서 의료대란 시국에 뭐라도 해야겠다는 결심에서 출마에 나섰지만 선거를 치르면서 현재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더 목소리를 내야겠다는 생각이 더 견고해졌다.
특히 그는 서울의대 내 임상의료정책학교실 신설을 추진키로 했다. 현재 의료관리학 교실이 있지만, 임상 기반 의사들이 참여하는 의료정책학교실이 별도로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이를 계기로 보건의료 정책 공부를 이어갈 것"이라고 거듭 의지를 밝혔다. 추후 새 집행부에서 역할을 준다면 "기쁘게 일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와 발맞춰 서울의대 노조 설립에도 의지를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강 교수는 새 집행부를 향해 '존경 받는 의사, 존중 받는 전문가 집단'의 위상을 세워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향후 우리나라 의료정책을 논의할 때 '의사협회'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했다.
기호 5번으로 가장 뒤늦게 선거운동에 나섰던 최안나 대한의사협회 전 기획이사 겸 대변인 또한 "이번 선거는 시작이다"라며 앞으로 의료계를 위해 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울대병원 사직전공의 출신의 장재영 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난 한달 간 함께 뛴 의사들과 세대를 뛰어넘는 끈끈한 '동지'애를 나눴다. 선거를 떠나 의료계 미래를 준비하는 연대를 구축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특히 의료대란 여파로 선배의사와 후배의사들 간 깊은 갈등의 골이 생긴 것을 안타까워했다. 그는 "지난해 의료대란으로 의료계 내부 상처가 깊다. 선배 의사들이 후배들 뒷통수 치는 프레임에 갇혀 씁쓸하다"고 했다.
원인은 정부가 제공했는데 결과적으로 의료계 내부에서 편을 가르고 갈등이 깊어지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라는 지적이다.
최 전 대변인은 앞으로도 의사협회를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강조했다. 의료계가 의협을 중심으로 뭉쳐야 힘을 가질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의협 내부에서의 역할이 있는 반면 외부에서도 지원할 부분이 있다"면서 "이번 의료대란 사태 해결을 위해 적극 돕겠다"고 의지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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