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혼란 맞은 의대 입시…"정시도 미등록자 속출 예상"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대규모 의과대학 증원으로 수시모집에서 합격자를 찾지 못해 정시모집으로 이월된 인원이 105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의료계 전문가들은 정시모집 또한 이 같은 혼란이 이어질 것이라 전망했다.3일 종로학원 집계에 따르면 의과대학의 2025학년도 최종 수시 미충원 정시 이월인원은 10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 비해 62명 증가한 수준.이월 인원은 예비합격자까지 발표했지만 지원자 부족 등으로 기한 내 충원에 실패한 인원으로, 불가피하게 정시로 이월해 선발하는 인원을 뜻한다.대규모 의과대학 증원으로 수시모집에서 합격자를 찾지 못하고 이월된 인원이 105명에 이르는 가운데, 의료계 전문가들은 정시모집에서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일부 지방의대는 모집인원을 모두 채울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진은 서울의대 전경.2025학년도 정시 원서 접수는 지난달 31일 시작해 오는 2월 4일 마무리된다. 다만, 군별로 모집 기간이 상이하다. 합격자는 2월 7일에 발표하며, 2월 10일부터 12일까지 합격자 등록을 진행할 예정이다.정시모집이 끝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의과대학의 경쟁률을 살펴보면, 평균 3.80대 1으로 지난해 3.71대 1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따라 학생들이 선호하는 상위권 의대 지원자가 늘어난 것.의료계 전문가들은 의과대학 증원으로 지원자가 집중되며, 정시모집에서도 수시모집과 유사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특히 이들은 수험생 선호도가 높은 수도권 의과대학은 문제없지만, 일부 지방의대는 모집인원을 모두 채울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교수는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은 모두 의과대학에 지원하고 있는데 중복합격 규모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은 당연하다"며 "이미 수시모집을 통해 이월 규모가 2배 이상 증가했음이 증명됐는데 정시에서는 혼란이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거듭되는 추가합격 발생으로 합격선이 예년에 비해 크게 감소하는 것은 물론 일부 의대는 신학기 직전까지 학생들에게 추가합격을 통보해야 정원을 모집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학생과 수업, 실습 등 전반적인 의대 질 저하는 이미 예견됐다"고 강조했다.의평원 관계자 또한 "의과대학뿐 아니라 메디컬 대학은 특성상 추가모집을 통해 합격생을 선발하는 규모가 미미했다"며 "하지만 올해는 증원이 적용된 첫해이니만큼 상황을 두고 봐야 알 것"이라고 밝혔다.입시전문가인 종로학원 임성호 대표 또한 "올해 정시에서 수능 최상위권 학생들은 이공계학과보다 의과대학을 집중 지원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시모집에서도 의과대학에 지원자가 몰리며 의대 간 중복합격이 나타나 미등록자가 크게 발생하는 대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이번 수시에서 의대 정시 이월은 39곳 중 25곳에서 나타났는데 23곳이 지방권 의대였다.권역별로 전년도 이월 인원과 올해 인원을 각각 살펴보면 ▲부산·울산·경남 3명→29명 ▲대구·경북 7명→23명 ▲충청 16명→30명 ▲호남 2명→12명 ▲강원 6명→7명 ▲제주 0명→2명 등 모두 증가했다.지방의대 정시 이월 103명 중 인근 지역 고교를 3년 다녀야 지원할 수 있는 지역인재전형에서 57명에 달한다는 점 또한 주목해야 한다. 전년도 17명에 그쳤는데 이번에는 3.4배 불어난 셈.임성호 대표는 "지난해 의과대학 정시 추가합격자는 5명이었는데 올해는 수능 고득점 학생 사이에서 의대 집중지원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며 추가합격 인원 역시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특히 지난 수능 난이도가 평이하게 출제되며 상위권 동점자 학생이 많아 눈치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다만 의과대학의 최종 정원 미달 가능성에 대해서는 "지방의대를 포함해 정원 미달이 발생할 우려는 낮다"며 "정시모집은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각 대학들은 어떻게 해서든 추가합격으로 채우려 노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