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의협, 새 집행부 권위 갖춘 전문가단체 변신 기대"
[메디칼타임즈=김승직 기자]2025년 1월 1일 신년이 밝았지만, 의료계는 여전히 혼란한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의과대학 정원 증원 등으로 인한 의정 갈등이 계속되는 와중에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한 치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1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의료계에 응원의 말을 전하면서도 멈추지 않은 정부 의료 개혁 정책에 우려를 표했다.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은 1일 메디칼타임즈와의 신년 인터뷰를 통해 의료계에 응원의 말을 전하면서도 멈추지 않은 정부 의료 개혁 정책에 우려를 표했다.■구현 가능성 떨어지는 의료 개혁…책임도 회피이주영 의원은 정부 의료 개혁은 구현 가능성이 떨어지고 그 여파 역시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발생할 수 있는 문제와 부작용에 대비할 수 있도록 속도를 늦출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특히 의대 증원과 관련해선 "정부가 굉장히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일방적으로 2025년 의대 정원이 확정됐다고 정하고 그 책임과 대책을 의대에 떠넘겼다는 이유에서다.결국 학교 사정상 신입생을 뽑을 수 없는 의대가 생길 수밖에 없는데, 정부는 이를 의대가 알아서 결정하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려고 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국공립대학 등 정부 지원금을 받는 의대나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은 이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해 족쇄를 차는 꼴이라는 것.이 의원은 "이후 정부는 대학들이 개별적으로 정원을 결정하라고 얘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이제까지 의료계가 겪어왔던 상황들과 비슷하다"며 "어떤 규제나 제도, 지침을 만들면 구조 변화에 따른 비용이 발생하는 수밖에 없는데, 그 재원을 알아서 마련하고 그에 따른 책임도 스스로 지라는 식"이라고 지적했다.이어 "정부는 그 과정과 결과에 대해 책임질 각오 없이 좋지 못한 방향을 계속 제시하고 강압하는 것이다"라며 더욱이 의대 증원이라는 전 국가적인 정책을 장기적이고 심각한 후유증이 남는 방식으로 진행을 한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전공의 사라지며 의료 명맥 끊겨 "사회적 재앙 초래"더욱이 정부의 의료 개혁 추진 의지가 그대로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정책 전공의 복귀는 더욱 요원한 일이 됐다. 이 의원 역시 이렇게 전공의들이 사라지면서 좋은 의료를 대변했던 여러 기술의 명맥이 끊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의원 본인이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있으면서 이런 문제를 목도 해온 만큼 안타까움이 더 큰 모습이었다.이 의원은 "그동안 말했듯 이제 전공의들은 사라질 것이다. 특히 1년에 몇 번 이뤄지지 않지만, 꼭 필요한 기술들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 사라질 것이다"라며 "하지만 이를 개인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우리 가족이 의대생인데 흉부외과나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에 가라고 과연 어느 누가 말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이어 "전공의들이 사라진다는 것은 이 환경에서 굳이 긴 시간을 들여 어려운 의료를 배우고, 위험한 일을 보람만 얻으면서 하고 싶지는 않다는 의미"라며 "이는 매몰 비용 대비 기회비용이 너무 적다는 개인의 합리적인 판단이다. 이런 합리적 판단이 모여 사회적 재앙이 초래된다면 이는 정책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주영 의원이 전공의들이 전한 롤링페이퍼를 공개하며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전공의들이 바라는 것은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다만 이 의원은 전공의들에게 일말의 희망이라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전공의들에게 이런 희망을 주는 것이 현시점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또 그는 지난해 전국을 순회하며 사직 전공의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진행했던 일을 조명했다. 이 의원은 이렇게 모은 전공의 롤링페이퍼를 지난해 국정감사장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여기서 전공의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내가 하고 싶던 공부를 계속하고 싶다"는 것이었고 이것이 현 사태에 대한 답이라는 설명이다.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 정부 의도는 '정부가 정한 울타리 안에서 적당한 의료를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라'는 것이고 전공의들은 이에 반발해 사직했다는 것.그는 "모두가 전공의 사직이 밥그릇을 위한 투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착취에 대한 저항이다. 그동안 좋아하는 공부와 일이어서 버틸 수 있던 것들이 의미 없게 됐으니 착취가 된 것"이라며 "전공의들이 원하는 것은 자유롭게 선택한 공부를 원하는 만큼 할 수 있게 만들어 달라는 것이지 무조건 덜 일하고 돈을 더 받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이어 "즉 전공의는 수련을 쉽고 편하게 하고 싶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탁월성을 가질 수 있는 방향을 원하는 것이다"라며 "정부가 이런 전공의들의 생각을 이해하지 않고는 어떤 정책도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정부는 그 자유를 인정하는 게 아니라, 더 많이 통제하는 대신 복지를 준다며 시혜적으로 나오기에 반발이 커지는 것"이라고 말했다.이주영 의원은 앞으로의 의협에 대한 기대의 말과 함께 의료계를 향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의협 차기 집행부에 "모두의 경험 하나로 모아야"곧 대한의사협회 차기 집행부에 출범하는 상황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 의정 갈등 상황이 장기화하며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되면서 변화가 생겼다는 것. 이제 모든 의사 직역이 같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만큼, 정부만 여기 화답한다면 현실성 있는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그는 "의사들은 생각보다 의료계만의 이런 이득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오히려 내부를 더 속속들이 알기 때문에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금까지 외부 환경이 너무 극단적이었고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이나 방향의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어 "그런 면에서 비대위 출범 이후 기대해볼 부분이 생겼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의료계 내부 분열이 아니라, 모든 직역이 각자 가지고 있는 경험을 모으는 하나의 장이 마련됐으면 한다"며 "이를 통해 의협이 좀 더 사회적인 권위를 가지고 의료계 내부나 국민 건강 보건 영역에서 더 강력한 목소리를 내는 전문가단체로 변화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마지막으로 이 의원은 자신 역시 돋보이려는 위원보단, 국민이 궁금해하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이 같은 이슈에 대한 합리적이고 도움 되는 발언·정책으로 개혁신당과 이주영이라는 이름을 인정받겠다는 각오다. 또 의료계를 향해 올해엔 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그는 "많은 것을 잃었지만, 또 그만큼 많은 것이 찾아 와 준 한 해였다. 거짓말 같은 일들이 매 계절, 매 순간 일어났고 풍랑 속의 뗏목과도 같이 나의 힘보다 오직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지냈던 것 같다"며 "하고 싶은 일이 많았던 만큼 해 낼 수 없는 일에 절망하기도 했고 기대했던 만큼 큰 실망에 고통스럽기도 했다"고 회상했다.이어 "하지만 아픔을 잊게 하는 여러분의 위로와 절망을 이기게 하는 응원, 꿈을 이루게 하는 동행 덕분에 지난해가 빛나고 또 행복했다"며 "거친 정국, 어수선한 시국이지만 오늘만큼은 주변을 돌아보며 감사와 사랑을 나누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는 올해 더 좋을 것이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