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방향 튼 국내사들…그 이유는?
[메디칼타임즈=허성규 기자]전문의약품 개발과 판매에 몰두하던 국내 제약사들이 작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전문약보다는 일반약 판매에 더 열을 올리고 있기 때문. 공동 생물학적 동등성 임상 제한 조치가 실시되자 허가가 어려워진 전문약에 매달리기 보다는 차라리 일반약으로 매출을 올리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메디칼타임즈가 2일 지난해 신규 의약품 허가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일반의약품은 591개 품목에 달하는데 반해 전문의약품은 589개 품목으로 일반약의 비중이 더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지난해 새롭게 허가를 받은 의약품 중에서 전문약보다 일반약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의약분업 이후 전문의약품 비중 강세…지난해 처음으로 역전국내 제약시장의 경우 의약분업 이후로 급여와 처방에 의존하는 전문의약품의 비중이 꾸준히 압도적인 모습을 나타내왔다.지난 2000년 의약분업 당시 의약품에 대한 재평가를 통해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을 분류하면서 전문의약품이 1만7187개로 61.5%, 일반의약품이 1만775개로 38.5%를 차지하면서 전문의약품의 비중이 더 높았다.이후 제약사들은 일반의약품보다 전문의약품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특히 제약업계 성장에 '제네릭'의 기여도가 높았던 만큼 전문의약품에 대한 국내사들의 관심은 지속됐다.이에따라 정부는 지난 2021년 전문의약품 제네릭의 무분별한 허가를 막기 위해 공동임상 및 생동을 1+3으로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을 시행했다.과거에는 1개 성분의 제네릭 허가를 위한 임상 및 생동시험 자료를 다른 제약사에 허여하는 것이 가능했지만. 해당 법안에 따라 원제조사 외에는 3개사에게만 허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에 국내 제약사들은 해당 제한 전 일부 시행된 임상 및 생동을 제외하고는 전문의약품의 허가가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결국 공동생동과 최근 급여 재평가 등의 영향에 따라 일반의약품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이는 제약사들이 차츰 급여는 물론 허가를 받기 위한 생동 및 위수탁이 어려운 전문의약품 보다 일반의약품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는 것.실제로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국내 의약품 허가 현황을 살펴보면 법 시행 전인 2019년에는 총 4887건의 허가가 이뤄졌고, 이중 전문의약품은 4195개, 일반의약품은 692개로 전문의약품이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했다.이어 2020년에도 총 3343개 중 전문약 2614개, 일반약 729개 였고, 2021년에는 2065개 중 전문약이 1600개, 일뱐약이 465개였다.이후 2022년에는 총 1484건의 허가 중 전문의약품이 1118개, 일반약이 366개 였고, 2023년에는 전체 1341개 중 전문약이 915개, 일반약이 426개로 그 격차는 줄었으나 여전히 전문의약품이 약 2배의 수치를 유지해왔다.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각각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한 가운데, 처음으로 일반의약품의 허가 건수가 더 많았던 것.이는 앞선 공동생동 등의 영향으로 전문의약품 중 제네릭 허가가 예전에 비해 감소한 것은 물론 일반의약품 중 관심을 받은 품목들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또한 공동생동 및 임상의 제한이 있는 전문의약품과 달리 일반의약품의 경우 표준제조기준 등에 따라 신고가 가능하고, 위수탁에 사실상 제한이 없다.결국 일반의약품의 경우 위수탁의 확대가 용이한 만큼 관련 품목의 확대가 더 쉬운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은행엽 등이 확대 이끌어…국산 신약 37호‧38호 등장특히 지난해에는 뇌기능 개선제의 대체제로 떠오른 은행엽 건조엑스 제제가 일반의약품 허가 증가를 이끌었다.국내사들은 아세틸엘카르니틴 등에 이어 콜린알포세레이트까지 임상 재평가를 진행으로 뇌기능 개선제의 대체제를 찾고 있었고, 그 관심은 전문의약품인 니세르골린과 일반의약품인 은행엽 건조엑스로 쏠렸다.지난해 뇌기능 개선제 대체제로 일반의약품인 은행엽 건조엑스 제제와, 전문의약품인 니세르골린 제제가 높은 관심을 받았다.지난해 허가 받은 일반의약품인 은행엽 건조엑스 성분 제제는 80개 품목이 넘게 허가됐고, 니세르 골린은 그 절반 수준인 44개 품목에 그쳤다.니세르골린의 경우 공동 생동 등의 제한이 있어 빠른 허가가 불가능하지만, 은행엽 건조엑스 성분은 위수탁을 통한 빠른 허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폭으로 늘어난 것.실제로 최근 허가 받은 은행엽 건조엑스 제제의 대부분은 풍림무약과 코스맥스파마 등이 생산하고 있다.여기에 일반의약품 중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제제도 19개 품목, 펙소페나딘 제제도 17개 품목이 허가를 받으며 증가에 힘을 보탰다.이중 펙소페나딘 성분 제제는 모두 CMO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유유제약에서 생산하는 품목이다.결국 공동 생동 제한 및 급여 시장 진입의 어려움에 따라 상대적으로 접근이 쉽고 빠른 일반의약품의 비중 확대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여전히 의약품에 대해서는 처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번 비중 역전은 지난해에만 그칠 가능성이 크다.가장 많이 허가된 은행엽 건조엑스의 경우에도 제약사들이 임상 현장에서 비급여 처방을 주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편 지난해 의약품 허가 중에서는 국산 신약이 다시 등장하면서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는 점도 눈에 띈다.이는 2023년에는 부재했던 국산신약이 2024년에는 2개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37호와 38호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온코닉테라퓨틱스와 비보존제약은 지난해 국산 신약 37호와 38호를 허가 받으며 시장 변화를 예고했다.먼저 허가를 받은 것은 제일약품의 자회사인 온코닉테라퓨틱스가 개발한 '자큐보정20mg(자스타프라잔시트르산염)'으로 국산 37호 신약인 동시에 국내 개발 3번째 P-CAB 제제다.P-CAB 제제는 HK이노엔의 케이캡 이후 높은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두 번째 품목인 대웅제약의 펙수클루 역시 빠르게 시장에서 영역을 다지고 있다.이에 세 번째 품목으로 진입하는 만큼 기존의 P-CAB 제제의 성장세 속에 새로운 옵션으로 시장에서 자리 잡을지과 주목되는 상황.또한 12월에는 국내에서 신물질 발굴부터 비임상, 임상시험 등을 통해 개발된 비보존제약의 ''어나프라주(오피란제린염산염)'가 허가를 받으며 국산신약 38호 타이틀을 차지했다.'어나프라주'는 성인에서 수술 후 중등도에서 중증의 급성통증 조절을 위한 단기 요법으로 사용하는 의약품으로 기존 마약성 또는 NSAIDs 진통제와 다른 새로운 기전을 가진 비마약성 진통제다.현재 국내 임상 현장에서는 마약류 오남용에 대한 우려와 함께 비마약성 진통제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만큼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특히 비보존제약은 이미 보령과 협력해 상업화를 위한 준비를 진행해 온 만큼 비마약성 진통제로 시장에 진입한 맥시제식과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