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의 발견으로 불리며 노벨상을 받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가 만능이 아니며 여러가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유전성 질환 치료에 큰 희망이 되는 것은 맞지만 인체 DNA의 전체 정렬을 교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6일 세계적 권위의 국제 학술지 커뮤니케이션(Communications)에는 크리스퍼 가위를 통한 치료제 개발의 한계를 지적하는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38/s42003-024-06959-z).
크리스퍼는 'Clustered Regularly Interspaced Short Palindromic Repeats'의 약자로 특정 DNA 시퀀스를 타깃으로 이를 편집할 수 있는 기술이다.
말 그대로 정확하게 유전체를 절단하고 결합, 삽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흔히 유전자 가위로 불리며 현재 난치 영역에 있는 다양한 질환의 새로운 희망이 되고 있는 상황.
이로 인해 전 세계 제약사들은 물론 생명공학자들은 이 기술을 통한 치료제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이미 크리스퍼 테라퓨틱스 등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통해 치료제를 시장에 내놓은 상태다.
취리히 의과대학 야닌 라이헨바흐(Janine Reichenbach)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도 바로 이 부분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기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이들이 타깃으로 한 질환은 유전성 질환인 만성육아종증. 이 질환은 백혈구의 문제로 면역 체계가 붕괴돼 감염에 취약해지는 질환으로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연구진이 이 질환에 크리스퍼 적용을 검토한 것은 바로 만성 육아종증이 NCF1 유전자의 DNA 서열 문제로 발생하기 때문.
이 DNA 서열에 흔히 말하는 '염기'가 없어 박테리아와 곰팡이에 대한 면역 방어를 주도하는 효소 복합체를 생성할 수 없는 것이 질환의 유전학적 특징인 만큼 이를 채워넣는다면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운 셈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크리스퍼를 통해 이 염기를 올바른 위치에 완벽하게 삽입하는데 성공했다. 말 그대로 질환 치료의 첫 걸음을 뗀 셈이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에서 일어났다. 이렇게 '수리'한 염색체 전체 섹션이 통째로 없어지는 현상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던 중 연구진은 흥미로운 사실을 알아냈다. 바로 NCF1 유전자의 특수성이다.
실제로 이 NCF1 유전자는 인체의 전체 염색체 중에 세 군데 존재한다. 문제는 한번은 활성 유전자로, 두번은 유사 유전자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
결론적으로 크리스퍼가 정확하게 NCF1 유전자의 결함 부위를 '수리'하는데는 성공했지만 이 특성까지 반영하지는 못한 셈이다.
즉 크리스퍼가 유전자의 다른 버전을 구별하지는 못한다는 점에서 활성 유전자와 유사 유전자 여러 위치에서 DNA 가닥을 절단하게 되고 이로 인해 전체 유전자 정렬이 흐트러지는 결과를 가져온 셈이다.
특히 만약 이렇게 유전자 정렬이 흐트러질 경우 최악의 상황시 급성 백혈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연구진은 이에 대한 추가적 연구를 포기했다.
야닌 라이헨바흐 교수는 "이번 연구는 크리스퍼를 통한 매우 유망한 도전과 기회, 동시에 그 한계를 모두 보여준다"며 "제대로 활용한다면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지만 여전히 아직까지는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유전성 질환에 크리스퍼 적용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유전자 편집 치료에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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