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을 넘어 당뇨병 전단계와 당뇨병 위험이 높은 성인까지 잡아내는 인공지능(AI) 모델이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 AI는 당뇨병 진단의 표준 지표인 당화혈색소(HbA1c)보다 세밀하게 환자군을 분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당뇨병 관리에 획기적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1일 국제학술지 네이쳐(Nature Medicine)에는 당뇨병 위험까지 예측하는 다중 모드 인공지능에 대한 검증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10.1038/s41591-025-03849-7).
현재 제2형 당뇨병이나 당뇨병 전단계를 진단하기 위한 도구로는 당화혈색소 수치가 표준으로 정립돼 있다.
이 검사는 지난 몇 달동안의 평균 혈당 수치를 통해 당뇨병 유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일회성인 혈당검사보다 신뢰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당화혈색소 검사가 만능인 것은 아니다. 당화혈색소만으로는 건강한 성인이 당뇨병 전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나 당뇨병 전단계에서 본격적인 당뇨병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캘리포니아 스크립트 연구소 조르지오 케르(Giorgio Quer)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이 당화혈색소는 물론 식습관과 유전성, 운동량, 장내 미생물 등 당뇨병에 여러 요인을 다면적으로 분석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만약 이러한 정보를 취합해 인공지능 모델을 학습시킨다면 당화혈색소만으로는 잡아내지 못하는 당뇨병의 복잡성을 확인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정상 성인, 당뇨병 전단계, 당뇨병 환자 1137명을 모집한 혈당 반응 예측 연구(PROGRESS)를 통해 마중 모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에 대입했다.
이 환자들은 10일 이상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해 혈당 추이를 전향적으로 수집했으며 식사와 운동량 기입은 물론 검사를 위한 혈액과 타액, 대변 샘플을 주기적으로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당뇨병 위험의 가장 명확한 신호가 혈당 스파이크, 즉 혈당이 급격하게 올라간 뒤 정상으로 걸리는 시간이라는 점을 밝혀냈다.
당뇨병 환자의 경우 혈당 스파이크 이후 혈당이 감소하는데 100분 이상이 걸린데 반해 당뇨병 전단계는 약 70분, 정상인은 40분 이내로 더 빨리 기준치로 회복됐기 때문이다.
또한 장내 미생물군이 더 다양하고 활동량이 많은 사람들이 당뇨병 위험이 크게 낮았으며 정상 혈당을 유지할때 심박수가 높은 경우 당뇨병 위험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악화될 확률이 높다는 것도 규명했다.
이러한 지표를 기반으로 총 1만 14명의 당뇨병 및 당뇨병 전단계 환자가 포함된 'Human Phenotype Project(HPP)' 데이터를 활용해 이에 대한 검증 연구를 진행한 결과 이 인공지능 모델은 매우 높은 정확도를 기록했다.
인공지능의 정확도를 의미하는 곡선 아래 면적(AUC)가 0.96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는 100명의 환자를 검사하면 96명의 당뇨병 환자 및 당뇨병 전단계 환자를 걸러낼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연구진은 이 인공지능 모델이 향후 당뇨병 관리는 물론 관련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이 모델이 단순히 당화혈색소가 이미 높은 사람들의 위험 요인만을 감지한 것이 아니라는 것.
실제로 당뇨병 전단계 환자에게 적용했을 때 일부 환자는 당뇨병 환자와 대사적으로 유사한 모습을 보였으며 다른 환자는 유사한 검사 수치에도 불구하고 건강한 사람과 차이가 없는 지표가 나타났다.
이러한 세밀한 분석이 결국 의료진이 질병 진행 위험이 높은 환자를 선별하고 생활 습관 변화나 조기 치료에 중점을 두며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르지오 케르 박사는 "당화혈색소는 당뇨병 진단의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당뇨병의 복잡성을 완전히 반영하지는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서서히 진행되는 당뇨병 위험을 더 빨리 알아채고 여기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판별하는 이 인공지능을 통해 조기 진단과 개입의 길을 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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