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안에 백혈병을 진단하는 신속 진단 키트가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크리스퍼(CRISPR) 기술을 활용하는 분자 진단 기술로 민감도와 특이도가 100%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향후 유전자 가위를 통한 진단 기술의 활용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지시각으로 10일 국제학술지 블러드(Blood)에는 크리스퍼 기술을 활용한 백혈병 신속 진단 키트의 검증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1182/blood.2023022908).
현재 만성 골수성 백혈병은 물론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 등의 진단은 혈액 검사를 통한 분자 진단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진단할 수 있는 기기와 시약 등이 제한적인데다 검사실 상황에 따라 수일에서 길게는 일주일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진단 지연 문제가 한계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의 경우 증상이 나타난 뒤 급작스러운 출혈로 사망할 위험이 매우 높다는 점에서 신속한 진단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보스톤 의과대학 콜먼 린즐리(Coleman Lindsley)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이에 대한 신속 진단 키트 개발에 나선 배경도 여기에 있다.
이러한 환자들을 병원이나 종합병원에서 곧바로 진단할 수 있다면 환자의 예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유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미국의 바이오벤처인 셜록 바이오사이언스와 공동 연구를 통해 '셜록(SHERLOCK)' 시스템에 백혈병 유전자를 입력하는데 성공했다.
셜록 시스템은 세계 최초의 크리스퍼 기반 분자진단키트로 표적 유전자와 결합하면 형광 탐침(Flourescent Probe) 염기 서열이 부수적으로 절단되며 빛이 나는 원리를 이용한다.
코로나 대유행 당시 크리스퍼 기반 분자진단 키트로는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며 주목받았던 솔루션.
표적 유전자만 정확히 지목하면 매우 높은 민감도로 항원을 검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진단 도구로 대두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연구진은 이에 따라 유전자 융합을 포함하는 돌연변이에 의해 유발되는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과 만성 골수성 백혈병에 대한 유전자를 셜록에게 입력해 이를 검출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그 결과 이 셜록 키트는 1시간 내에 백혈병을 100% 민감도와 100%의 특이도로 정확히 진단하는데 성공했다. 정확도가 100%라는 의미가 된다.
연구진은 이 키트가 3차 병원이 아닌 2차 병원 나아가 개원가에서 백혈병 의심 환자를 빠르게 진단하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급성 전골수성 백혈병 환자 3명 중 1명이 진단을 기다리다가 사망한다는 점에서 이 환자를 살려내는 기반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콜먼 린즐리 교수는 "일부 백혈병의 경우 ATRA 약물 투여만으로 출혈 위험이 크게 감소되며 사망률이 급감한다"며 "하지만 매우 효과적인 치료제가 있는데도 진단 지연으로 사망하는 환자들이 많은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 키트를 활용하면 길어야 1시간만에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백혈병 환자의 생존율에 획기적 전기를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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