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료제 불모지 소세포폐암서 '임핀지' 개편 시발점 될까
[메디칼타임즈=문성호 기자]임상현장에서 비소세포폐암과 달리 사실상 치료제 불모지나 다름없던 소세포폐암.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난치성 암종으로 분류되는 소세포폐암 치료영역에서 연구 성과를 거둬 국내 임상현장의 치료 패러다임 변화가 현실화되고 있다.최근 대한간암학회에 아스트라제네카가 마련한 임핀지 부스 모습이다. 간암과 담도암에 이어 소세포폐암에서의 임상현장 존재감이 한층 커질 전망이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면역항암제 임핀지(더발루맙)에 대해 제한 병기 소세포폐암 치료 적응증을 승인했다.여기서 소세포폐암은 진단되는 전체 폐암의 15~25%를 차지하며, 진단 후 5년 시점에 15~30%의 환자가 생존할 정도로 예후가 좋지 않은 공격적인 암이다. 제한 병기란 종양의 범위가 종격동을 포함해 폐의 한쪽에만 국한된 경우를 의미하며, 약 30%의 환자가 이 단계에서 진단된다.무엇보다 소세포폐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빠르게 전신으로 퍼질 가능성이 높아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동시적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이 표준 치료로 시행되고 있지만 환자의 50% 이상이 2년 이내에 재발을 경험하며,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16~24개월에 불과했다. 그동안 여러 연구가 진행됐음에도 제한 병기 소세포폐암의 치료 패러다임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며, 환자의 생존 결과 역시 유의미한 개선을 보이지 못했던 상황이다. 토포테칸, 벨로테칸, 이리노테칸 등이 올드드럭들 외에 티쎈트릭(아테졸리주맙, 로슈) 등 면역항암제 옵션이 등장했지만 생존율을 크게 개선하는 데는 실패한 바 있다.이 가운데 식약처 승인을 통해 임핀지는 백금 기반 화학방사선 요법(CRT) 이후 질병이 진행되지 않은 제한 병기 소세포폐암(LS-SCLC) 환자의 치료를 위해 단독요법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제한 병기 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를 위한 최초이자 유일한 면역항암제로 임상현장에서 자리한 것이다.허가 임상인 ADRIATIC 임상 연구에 따르면 임핀지 단독요법 투여군의 전체생존기간 중앙값은 55.9개월(95% CI, 37.3-NR)로, 위약 투여군의 33.4개월(95% CI, 25.5-39.9) 대비 22.5개월 길게 나타났으며, 사망 위험을 27% 감소시켰다(HR 0.73; 98.321% CI 0.54-0.98; p=0.01). 또한 임핀지 단독요법 투여군의 3년 생존율은 약 57%였으며, 대조적으로 위약 투여군에서는 48%로 확인됐다.여기에 지난해부터 이중항체 기반을 둔 암젠 임델트라(탈라타맙)도 새롭게 주목받는 치료제로 손꼽힌다.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는 임델트라의 경우 소세포폐암 2차 치료제로 허가 한 바 있다. 해당 허가는 가속승인으로 추후 확증임상을 통해 정식 허가 여부를 결정될 예정이다.치료옵션은 부족한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임델트라가 임상에서 좋은 효과를 보인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표준치료옵션으로 자리할지 주목되고 있다.관련해 DeLLphi-301로 명명된 임상2상 연구는 이전에 두 가지 이상의 치료에 실패한 재발성/불응성 소세포폐암 환자 99명을 대상으로 임델트라의 효능을 평가했다.그 결과, 임델트라 10mg 투여군의 객관적반응률(ORR)은 40%, 100mg 투여군은 32%로 집계됐다. 10mg 투여군의 환자 중 58%가 최소 6개월 동안 임델트라에 반응한 반면 100mg 투여군에서는 61%가 반응했다. 환자 중 2%에서는 완전반응(CR)이 확인됐다.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9.7개월로 나타났다.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소세포폐암은 세대 별 표적치료제 개발이 이뤄진 비소세포폐암과 달리 치료옵션이 부족하다. 면역항암제와 함께 이중항체 기반 항암제가 주목받는 이유"라며 "암젠이 FDA 허가를 바탕으로 국내 허가도 받는다면 임상현장에서 올해 주목받는 영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