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이 똑같이 줄더라도, 몸속 호르몬 반응은 어떻게 살을 뺐느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 임상을 통해 확인됐다.
특히 비만대사수술을 받은 환자는 식사 후 혈당이 오를 때 위장, 뇌하수체, 부신 등 여러 내분비 기관에서 동시다발적인 호르몬 반응 변화가 관찰됐으며, 이는 같은 체중 감량을 이룬 식이요법 그룹에서는 나타나지 않았다.
스웨덴 웁살라의대 지오반니 파니 박사 등이 진행한 비만 수술 및 저에너지 식단 4주 후 경구 혈당 부하에 대한 반응 비교 임상 결과가 국제학술지 당뇨병·비만·대사학에 16일 게재됐다(doi.org/10.1111/dom.16526).
이번 연구는 과거의 연구들이 비만 수술 이후 나타나는 혈당 개선이나 식욕 감소가 '체중 감량 효과'인지 아니면 수술 고유의 생리학적 변화 때문인지 명확히 구분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출발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체질량지수 35~45의 비만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비만 수술 또는 저열량 식이요법을 통해 4주간 비슷한 체중 감량을 유도한 후, 각 환자에서 공복 상태와 식후 혈당이 상승하는 상황에서의 호르몬 반응을 정밀 분석했다.
연구 결과, 4주 후 두 그룹 모두 평균 체중의 약 7.5%를 감량했지만, 식사 후 호르몬 반응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장에서 분비되는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1과 펩타이드 YY는 비만 수술을 받은 경우에만 식후 대폭 증가했으며, 식이요법을 받은 경우에는 변화가 없었다.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부신자극호르몬과 프로락틴, 부신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도 비만 수술 후에만 유의하게 증가했다.
반면, 부갑상선호르몬은 수술 이후 감소했으며, 갑상선 호르몬 중 트라이요오드티로닌은 수술 후 공복 상태에서 감소했고, 성호르몬결합글로불린은 두 그룹 모두 감소했지만, 이는 공복 상태의 공통 변화였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변화 대부분이 공복 상태에서는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다.
호르몬 반응의 뚜렷한 차이는 식후 혈당이 상승할 때 나타났으며, 이는 비만 수술이 신체의 식후 내분비 반응 체계를 재조정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즉,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니라 '식사에 대한 몸의 반응 방식'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비만 수술 후에는 유사한 체중 감소에도 불구하고 빠르고 광범위한 호르몬 변화가 발생하지만 저칼로리 식단에서는 이같은 변화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주목할 점은 공복 상태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는 반면, 경구 포도당 부하 동안 여러 내분비 경로가 영향을 받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 결과는 여러 시상하부-뇌하수체 내분비 축과 말초 내분비선에서 수술 후 경구 포도당에 대한 반응이 변화했음을 시사한다"며 "단순한 칼로리 제한만으로는 이러한 호르몬 재설정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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