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차 의료기관에서 개원의가 진료하며 남긴 챠트 기록만으로 폐암 가능성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이 나와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유롭게 기록된 진료 기록, 즉 텍스트만으로 폐암을 예측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향후 조기 진단의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현지시각으로 24일 브리티쉬 저널 오브 제너럴 프랙시스(British Journal of General Practice)에는 진료 기록으로 폐암을 조기 진단하는 인공지능 모델에 대한 검증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10.3399/BJGP.2023.0489).
폐암은 예후가 나쁜 암 중 하나로 꼽히며 영국의 경우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6%에 불과해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는 질환 중 하나다.
1기에 발견할 경우 생존율이 56.6%에 달하지만 4기의 경우 2.9%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상황.
특히 영국과 네덜란드 등과 같이 일차 의료기관에 방문해야 상급 병원에 갈 수 있는 게이트키핑 시스템이 있는 경우 진단에 더욱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암스테르담 의과대학 마틴 스카우트(Martijn C Schut)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이 일차 의료기관, 즉 개원의의 진료 기록을 통해 암을 조기 진단하는 인공지능 모델 개발에 나선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현재 순환 종양 DNA 등을 활용해 암을 조기 진단하는 다양한 인공지능 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광범위하게 활용하는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료 기록은 의사가 진료를 하는 즉시 계속해서 텍스트로 쌓여간다는 점에서 더욱 활용도가 높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암스테르담과 위트레흐트, 그로닝겐에 위치한 대학병원부터 종합병원, 일차 의료기관에서 폐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진료 기록 52만 5526명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분석 결과 이 환자 중에는 총 2385명이 폐암 진단을 받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폐암 진단을 받은 환자의 진료 기록과 그렇지 않은 환자의 진료 기록을 비교하고 머신러닝을 통해 이를 학습시킨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자연어 처리를 통해 자유롭게 작성된 진료 기록에서 폐암 환자에게서 발견되는 예측 신호를 잡아내 폐암을 예측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만든 셈이다.
그 결과 이 인공지능 모델은 최종적으로 폐암 진단을 받기 5개월 전까지의 진료 기록만으로 폐암을 높은 정확도로 진단하는데 성공했다.
인공지능 모델의 정확도를 의미하는 곡선하 면적(AUROC)이 0.88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진료 기록 만으로 폐암 환자를 88%의 정확도로 진단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다른 지역의 의료기관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통한 외부 검증에서도 이 모델은 AUROC 0.79로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마찬가지로 79%의 정확도로 폐암을 찾아낸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이 인공지능 모델이 다른 영상검사 등 추가적 검사 없이 진료 기록이라는 텍스트만으로 이 정도의 정확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에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틴 스카우트 교수는 "이전 연구 결과 폐암의 경우 4주만 먼저 진단이 이뤄져도 생존율에 큰 차이를 보인다"며 "텍스트로 구성된 진료 기록만으로 5개월 전에 폐암을 조기 진단하는 이 인공능 모델이 획기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이 인공지능은 다른 검사없이 오로지 텍스트만으로 구동된다는 점에서 매우 비용효과적"이라며 "다른 국가와 인종 등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통해 가능성을 확신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ex) medi****** 아이디 앞 네자리 표기 이외 * 처리
댓글 삭제기준 다음의 경우 사전 통보없이 삭제하고 아이디 이용정지 또는 영구 가입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1. 저작권・인격권 등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경우
2. 상용프로그램의 등록과 게재, 배포를 안내하는 게시물
3. 타인 또는 제3자의 저작권 및 기타 권리를 침해한 내용을 담은 게시물
4. 욕설 및 비방, 음란성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