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간범으로 입건되는 의사가 2008년 48명에 달하고, 매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의료인이 진료중 성범죄를 저지르더라도 현행법상 결격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받지 않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감사원은 11일 '감사결과 처분요구서-서비스산업 선진화 추진실태'를 공개했다.
감사원이 지난해 6월 의사협회에 진료중 성폭행 범죄를 저지른 의료인에 대한 자료를 요청해 분석한 결과 두명의 의사가 형사처벌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모의사는 2007년 5월부터 세차례에 걸쳐 수면내시경검사를 받으러 온 여성 환자에게 수면내시경검사후 추가로 전신마취제를 투여하고, 환자를 성폭행하다 적발돼 2심에서 징역 5년의 형을 선고 받았다.
또다른 의사는 성형수술을 상담하러 온 여성환자 2명을 성추행해 700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에 따라 의협은 2008년 5월 복지부에 이들을 의료인 자격정지 등과 같은 행정처분을 해 달라고 의뢰했다.
하지만 복지부는 의료법에 명시적인 처분 근거가 없다며 아무런 행정처분을 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감사원은 "의료법상 의료인의 결격사유는 보건의료 관련 법률을 위반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 등으로 한정하고 있어 성폭행 범죄로 처벌을 받더라도 의료업무에 종사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지적했다.
의료인이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의료법에 따라 자격정지 1개월 행정처분이 가능하다.
복지부가 비도덕적 진료행위 범위를 ▲허가받지 않은 제품이나 유효기간이 경과한 의약품 사용 ▲1회용 의료기기 반복적 사용 등으로 제한해 적용하면서 2010년 6월 현재 성폭행 의료인에 대해 행정처분을 한 사례가 전무하다는 게 감사원의 설명이다.
반면 감사원에 따르면 변호사, 공인노무사 등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을 하지 않기로 확정된 후 각각 2~5년이 경과하지 않으면 결격사유에 해당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위반 법령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고 업무와 관련이 없는 법령 위반 행위도 결격사유로 포함하고 있었다.
대검찰청의 범죄분석에 따르면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법을 위반해 강간범으로 입건된 의사 수는 2006년 35명, 2007년 40명, 2008년 48명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감사원은 "현행 의료법에 성폭력범죄 의료인에 대한 명시적인 행정처분 규정이 없어 설령 진료행위 중 성폭력 범죄를 저질러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후 형이 만료되면 다른 지역에서 같은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의료행위를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감사원은 진료행위를 이용해 성범죄를 범하면 의료인의 결격사유 및 자격정지 사유에 포함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복지부에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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