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이 해결의 실마리 없이 8개월째 지속되면서 대한내과의사회가 정부의 결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으로 일차 의료 역시 고사 위기에 놓였다는 우려다.
20일 대한내과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 열고 이날 정기총회에서 현 의정 갈등에 대한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의대 증원 중단과 함께 의료대란을 야기한 정부 책임자들을 문책하라는 요구다.
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등은 오히려 필수의료 죽이는 정책이라며 결사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그 대신 재정 순증 등으로 고사 직전인 일차 의료를 살려내야 한다는 것.
또 내과의사회는 정부 의대 증원으로 전공의·의대생이 사직·휴학하면서 의대 교수들이 번아웃에 이르고 의대의 교육·연구 기능이 상실됐다고 우려했다. 그 결과, 환자들이 치료가 가능한 응급실을 찾지 못해 떠돌아다니고, 수술과 항암치료를 적기에 받지 못한다는 불안감에 떨고 있다는 것. 그동안 있었던 몇 번의 골든타임 역시 정부 불통으로 허비했다는 지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오히려 간호법을 졸속 통과시키고 의대 교육 단축, 의평원 무력화를 시도하는 등 폭거를 지속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정부가 필수의료 붕괴 원인에 잘못 접근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는 만성적인 저수가 정책으로 인한 부실한 재투자 및 인프라 손실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 신규 유입 인력 감소 및 지역 간 불균형 발전 등 여러 이유가 원인이 됐지만. 이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이나 의료계와의 협의는 실종됐다는 지적이다.
반면 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개원면허제 등이 담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로, 수년 내 일차의료기관들이 말살될 것이라는 우려다. 결국 소모품 취급받는 대형병원 비정규 전문의들만 양산되는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
이와 관련 내과의사회는 "물이 흘러넘쳐도 받아낼 그릇조차 없는데 낙수효과를 운운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이제 국민 여론도 정부의 의료 개악에 등을 돌리고 외면하고 있으며, 떨어질 대로 떨어진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이를 대변해 준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는 지금이라도 작금의 의료대란 사태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모든 책임자를 즉시 문책해야 한다"며 "또한 일선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과 의과대학생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꼬일 대로 꼬인 오늘날의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내과의사회는 의정 갈등이 장기화로 의사들이 먼저 국민에게 다가간다는 메시지를 전달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했다. 그 일환으로 이날 학술대회에서, 처음으로 헌혈 캠페인을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헌혈엔 20일 오후 1시 기준 24명이 참여했다.
이와 관련 내과의사회 조승철 총무이사는 "이번 행사 이전에도 지난 2~3년간 개인적으로 1년에 3번 정도는 헌혈해왔다"며 "진료가 우선이지만 그 외에 봉사나 사랑 실천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학생 땐 의료봉사나 농촌 봉사가 가능했지만, 지금은 제약이 있어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이 헌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금전적인 행사도 좋지만, 한계가 있고 헌혈은 건강한 국민이라면 얼마든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며 "일요일 헌혈 행사를 여는 것에 제약이 많기는 했지만. 혈액원의 협조가 있었고 이제 시작이다. 이 행사가 사랑 실천 행사로 자리 매기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전공의 지원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내과의사회는 이날 대한내과학회로부터의 전공의 지원 및 의사회 발전 기금 5000만 원이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17일 한국건강검진학회 전공의 초음파 핸즈온 코스에 투입돼, 전공의들이 무료로 수강할 수 있도록 조치 될 예정이다. 건강검진학회 학술대회에 1000명에 가까운 인원이 등록하면서 대규모 행사가 될 전망이라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내과의사회는 다제약물관리 필요성 등 내과계 현안을 조명했다. 고령층 인구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여러 병원에서 동시에 처방받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어 노인 환자들의 다제약물 노출이 늘어나고 있다는 우려다.
이와 관련 내과의사회 이정용 회장은 "고령인구 늘어나다 보니 다제약물 노출이 많아지고 있다. A, B, C 병원 모두에서 다 처방받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문제에 대한 관심이 커져야 한다고 본다"며 "정부가 관련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고 의약품 안전사용 서비스를 통해서 걸러지긴 하지만 완벽하진 않다. 이에 대한 관심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본사업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내과의사회가 진행한 관련 라디오·유튜브 광고가 호응을 끌어내는 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환자의 본인부담률이 20%로 상향된 데 반해 이를 상쇄할 건강생활실천지원금 수령에 미비한 등 개선점이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내과의사회 곽경근 부회장은 "장벽으로 작용하는 본인부담금을 건강생활실천지원금으로 경감해야 하는데 아직은 미비한 점이 있다"며 "새로 시작한 사업이다 보니 신규 진입 회원이 익숙하지 않고 기존에 하던 회원들도 제도 바뀌면서 다소 혼란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욱이 10월은 독감과 검진이 활성화되는 시기여서 만성질환관리에만 전력을 다하기 어려움이 있다. 대한의사협회 만성질환관리 위원회 통해 어려움을 취합해 개선하고자 하고 있다"며 "만성질환관리를 받은 환자들은 매우 좋은 예후 지표가 나왔다.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내과의사회와 열심히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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