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을 준비하는 상급종합병원들이 병상 수 줄이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당장 복지부가 요구한 4인실 기준을 맞추느라 진통을 겪는가 하면 병동 수 감축을 위해 병동을 통폐합하거나 항암 치료환자를 외래로 돌리는 등 다양한 방식을 꾀하고 있다.
18일 복수의 병원에 따르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암 환자 비율이 높은 빅5병원은 입원 항암치료 환자를 낮병동으로 전환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항암환자를 위한 낮병동을 추가로 신설했다. 기존에는 혈액종양내과 환자만 낮병동에서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소화기내과, 안과 등 타과도 항암 치료 환자는 모두 낮병동에서 치료 받도록 전환했다.
암 수술환자 재원일 수도 최소한으로 줄이기 시작했다. 기존에는 수술 이틀 전, 입원해서 수술 전 검사를 실시했지만 이제는 수술 당일 입원하도록 변경했다. 입원 기간을 최소한으로 줄여 병상 축소에 따른 여파를 최소화하는 전략인 셈이다.
세브란스병원도 마찬가지다. 항암치료 환자는 대거 낮병동 외래로 전환해 치료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지금까지 항암치료는 입원을 한 상태에서 실시했지만 앞으로는 외래(낮병동)에서 받도록 했다.
이에 앞서 병상가동률이 낮은 병동을 폐쇄하면서 병상 수를 줄였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한 실정. 기존 5인병실을 4인으로 전환하면서 병상 구조전환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빅5병원 한 보직교수는 "항암치료 환자를 외래로 전환하면서 병상 수를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지만 입원환자 중증도를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는 부분이라 고민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의 일반병상 축소를 유도하고자 '4인실 이하' 병실의 진료비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즉, 가산 혜택을 누리려면 다인실 병상을 4인실로 구조전환 해야 하는 셈이다. '병상 수 축소'와 더불어 '중증도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급종합병원들은 고민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지방 상급종합병원들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빅5병원 등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메르스, 코로나19 등을 겪는 과정에서 5인실 혹은 6인실로 이미 전환해둔 터라 4인실로 축소가 그나마 수월한 편.
지방 일부 8인실 병동을 운영하는 상급종합병원의 경우에는 절반을 줄여서 4인실로 전환하기에는 진통이 더 클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의 상급종합병원 보직교수는 "상종 구조전환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기준을 맞추기까지도 어려움이 크지만 이후 병원 내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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