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금 재원 부담을 산부인과 의사에게 일부 전가하기로 결정했다.
규개위가 재원부담 비율을 70:30으로 수정했지만 산과의 반대는 여전하다. 사진은 박노준 산과의사회장이 의료분쟁조정법 반대 1인 시위 모습.
23일 복지부에 따르면 국무총리 산하 규제개혁위원회는 최근 열린 회의에서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안을 의결하고,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금 재원 마련에 대해선 정부가 70%, 산부인과병의원에 30%를 각각 부담키로 했다.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안이 규개위를 통과한 이상 뒤집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조만간 고시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산부인과병의원은 내년 4월 8일부터 무과실 의료사고 재원 마련에 응해야 한다.
또 무과실 의료사고를 제외한 나머지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안은 예정대로 올해 4월부터 시행된다.
복지부는 규개위 회의에서 의료계의 여론이 충분히 반영됐다는 입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의료분쟁조정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제정안을 통해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금 재원 마련에 정부 50%, 산부인과병의원 50%로 절반씩 부담해야 한다고 입법예고한 바 있다.
즉, 규제개혁위원회는 입법예고한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에 대해 산부인과 의사들의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감안해 70:30으로 조정했다는 얘기다.
복지부 관계자는 "의료계 반대여론이 심각해 이를 반영해 70:30으로 산부인과의 부담을 줄였다"면서 "일단 내년 4월부터 시행하고 경과를 지켜보면서 3년 후 또 다시 논의할 여지도 충분히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발표한 입법예고안에서 산부인과 의견을 수용했고, 3년 후 재논의할 여지가 남아 있다는 점에서 산부인과도 일부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규개위 회의 결과 소식에 산부인과는 여전히 거부입장을 고수할 방침이다.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금을 의사가 부담한다는 것 자체가 일부 잘못을 인정하는 꼴이 될 수 있다는 명분상의 문제도 걸려있다.
산부인과학회 김선행 이사장은 "보상금 재원 부담 비율을 50:50에서 산부인과의 여론을 반영해 70:30까지 나온 것은 기쁘지만 실상 달라진 건 하나도 없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그는 "명분상 액수에 있어 차이가 생겼다고 수용할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정부는 여전히 무과실 보상에 대해 왜 산과 의사가 부담해야 하는가에 대한 우리의 주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산부인과의사회 박노준 회장 또한 "회원들의 분노는 여전하다. 50%에서 30%로 줄어든 게 중요한 게 아니라 1%라도 지불해야한다는 게 문제"라면서 "분쟁조정 거부를 이어가는 것은 물론이고 헌법소원 등 법적인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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