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에 연루돼 약가 인하가 예고된 의약품에 대해 일선 교수들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의 우려처럼 이들 품목의 처방을 기피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해가지 않겠냐는 예상이 조심스레 나오고 있다.
A대병원 순환기내과 과장은 11일 "리베이트-약가 연동제로 일부 처방 품목의 약가가 조정된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굳이 처방을 바꿀 이유야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당 제약사의 영업 방식이 잘못된 것이지 약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효과가 입증된 약을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복지부는 최근 강원도 철원군 리베이트 사건 등에 연루된 B사 등 7개 제약사의 131개 품목에 대해 최대 20%까지 약가를 인하하기로 했다.
그러자 이들 제약사들은 이러한 처벌이 너무 과하다며 심평원에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 이 의견이 받아들여 지지 않으면 오는 8월부터 약가 인하를 감내해야 한다.
특히 일부 제약사의 경우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보이는 블록버스터 약품이 포함돼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
더욱이 만약 의사들의 인식 변화로 처방을 기피하는 상황이 오면 큰 충격이 올 수 있다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B제약사 관계자는 "사실 약가 인하도 큰 타격이지만 의사들에게 안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걱정"이라며 "당분간은 이미지 쇄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다수 교수들은 이에 대해 큰 의미를 두지 않지 않는 분위기다. 더 좋은 약이 나오지 않는 이상 처방을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C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스티렌의 경우 부작용이 적고 병용이 편해 자주 쓰고 있는 약"이라며 "이미 효과가 입증된 약을 굳이 다른 약으로 대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만 떳떳하면 되는 것이지 문제될 것이 무엇이 있느냐"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같은 병원 교수는 "사실 요즘 환자들은 처방전을 받으면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것이 생활화 되어 있다"며 "약 이름을 치면 리베이트, 약가 인하 등이 검색될테니 조금은 찜찜한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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