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그 대책을 들여다 보면 ‘진료 비용’을 어떻게 경감할 것인지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지 ‘의료의 질’에 대한 논의는 없다.
의료기관마다 진료 수준이 실질적인 차이가 있기 때문에 암환자가 어떤 의료기관을 방문하여 처음으로 진료를 받느냐에 따라 환자의 운명이 결정되기도 한다.
이 같은 의료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선진국에서는 환자가 어떤 의료기관을 방문하더라도 적절한 진료를 받을 수 있게 진료권고안를 제정하고, 일선 진료기관이 이를 잘 준수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선진국의 암환자 진료권고안의 골격을 보면 암은 ‘환자 중심 통합치료팀(multi-disciplinary teams)’에 의한 진료를 추천하고, 환자중심 통합치료팀은 관련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하며, 환자의 입장에서 최선의 진료 방침이 어떤 것이지 함께 논의하고 연구하면서 치료성적을 향상시켜 나갈 것을 목표로 한다.
암환자 진료를 운동 경기와 비교한다면 이는 개인 종목이 아니라 ‘단체경기’이다. 암환자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의료서비스의 제공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여러 직종의 전문인들이 공동의 노력을 하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암환자 의료전달체계는 검사나 투약위주의 의료행위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런 이유로, 수술후 care나 항암화학요법 이후의 부작용 치료 등의 문제는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못하다.
즉, quality cancer care의 시각에서 암 환자들의 진료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요망된다.
암환자들이 전인적인 진료(total care)를 받기 위해서는 환자 거주지의 1, 2차 의료기관도 참여할 수 있는 의료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즉, 암환자들의 고통을 들어 주기 위해서는 적절한 통증조절과 함께 이들이 신체외적인 면에서 괴로움을 겪고 있는 문제까지도 이해하고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의료는 특성상 다양한 직종이 함께 노력해서 공동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team approach가 중요한 분야다.
보살핌은 의사 혼자의 노력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다른 직종의 care-giver(간호사, 약사, 영양사, 사회사업가, 성직자 등) 들과 team을 이루어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의사의 역할은 care-giver team을 이끄는 team leader가 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암센터 건립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암환자 진료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Comprehensive Cancer Center’ 라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진료시설 개선이라는 hardware적 측면도 필요하지만, 제도운영의 핵심은 암환자를 진료하는 의료진이나 의료자원을 어떻게 환자의 입장에서 합리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인가를 논의하는 software적인 측면이 더 중요시되고 있다.
환자 중심의 resource coordination에는 병원내의 다양한 의료진의 공동 노력과 1, 2차 의료기관도 환자 care에 참여할 수 있는 의료제도의 개선 등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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