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혈모세포이식 환자 절반 이상에서 발생하는 만성이식편대숙주질환(cGVHD)을 효율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이 나왔다.
이번에 새로 등장한 약물은 사노피가 개발한 벨루모수딜 성분의 레주록으로, 1일 1회 복용하는 경구형태 약물이다. 국내에는 지난 8월 1차 표준인 스테로이드와 2차 표준인 룩소리티닙 치료에 실패한 환자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았다.
레주록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의 염증 반응 및 섬유화 과정을 표적하는 새로운 작용기전인 ROCK2 선택적 억제제로서 혁신성을 인정받아 미국 FDA에서 우선 심사 대상으로 승인된 바 있다.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동종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의 절반 가량에서 발생하는 위중한 합병증으로,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은 환자 중 42%가 3년 이내에 발생한다.
증상은 전신에 걸쳐 다발적으로 일어난다. 전신을 뒤덮는 붉은 발진과 가려움증 같은 피부 숙주 반응, 구토 및 설사 등의 위장 숙주 반응, 안구건조 및 광선 공포증 등의 안구 숙주 반응 뿐만 아니라 폐와 간에서도 숙주 반응이 나타나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만큼 치명적이다.
치료는 일차적으로 스테로이드 요법을 사용하나 스테로이드 불응성 환자의 경우 추가적으로 면역억제제, 면역억제 항암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사용한다. 스테로이드 투여환자의 70%는 장기간 노출에 따른 암 등 내분비계 합병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의 경우 스테로이드 및 면역억제제 용량 증가, 새로운 면역억제제를 추가하는 치료법을 권고하고 있으며, 감염 위험의 증가로 3가지 이하 약제를 병합하는 치료가 일반적이다. 문제는 스테로이드 불응성 환자가 많다는 데 있다.
24일 사노피가 마련한 허가기념 간담회에 참석한 김희재 가톨릭의대 교수(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장)는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은 혈액암 환자의 암의 재발을 제외한 비재발사망율에서 37.8%를 차지하는 가장 주요한 사망 원인이다”라며, “심지어 1차 치료제로 쓰이고 있는 스테로이드제로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지 못하는 환자가 70%나 되고, 그 외 2차 치료제에도 더 이상 반응하지 않아 3차 치료로 넘어가는 환자가 50%나 된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의 42%는 진단 당시 4개 이상의 장기에 숙주 반응을 앓고 있으며, 전신에 다발적으로 발생한 증상들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현격히 저하시킨다”며, “특히 폐와 간에서 발생하는 숙주 반응은 혈액암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레주목의 임상 효과는?
이번에 사노피가 허가받은 레주록은 ROCK Star 연구를 통해 효과를 입증했다.
임상연구 결과 레주록은 이전에 2차 이상 전신요법에서 실패한 환자의 모든 장기에서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증상 개선 및 삶의 질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레주록을 1일 1회 200mg 복용한 환자군의 75%에서 객관적 치료 반응율이 나타났으며, 64%에서는 스테로이드 사용 용량을 줄였다. 삶의 질 측면에서도 52%에서 개선 효과가 있었다.
레주목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폐렴(7%)이었다. 3등급 또는 4등급 정도의 흔한 부작용(5% 이상)으로는, 폐렴(8%), 고혈압(6%), 고혈당(5%) 등이 확인됐다. 24%에서는 간기능 검사 수치가 상승했다.
정준원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혈액내과)는 “2차 치료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환자들에게 다시 스테로이드를 포함한 병용요법을 적용해야 했는데 감수해야 할 부작용 위험이 높아 고민이 많았다. 실제 임상에서 스테로이드를 줄일 수 있는 옵션이 등장하는 것도 큰 의미가 있다. 이제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도 혁신적인 3차 이상의 치료옵션을 갖게 된 것에 큰 의의가 있다”고 강조했다.
사노피는 레주록을 오는 11월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며,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이 위중한 만큼 환자를 위해 빠르게 급여절차를 밟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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