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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평원 무력화 시도를 중단하라

가톨릭의대 김성근 교수협 비대위원장
발행날짜: 2024-10-07 05:00:00 업데이트: 2024-10-07 07:29:22

가톨릭의대 김성근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은 의대 입학정원이 10% 이상 증원되는 경우 주요변화로 보고 사전평가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평가기준은 ASK2019를 따르고 있으며, 증원 규모가 대학에 따라서는 250%가 넘어가기에 주요변화 평가 기준을 49개를 적용하기로 했다.

최초 15개 기준을 적용하려다 51개까지 늘렸던 것을 49개로 조정한 것이다.

대한민국 의학교육 평가인증은 1998년 한국의과대학인정평가위원회가 구성되면서 시작됐고 2003년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이 설립되면서 그 기틀이 마련되었다.

20여년의 평가인증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의과대학의 교육수준은 세계적인 기준에 맞게 상향 평준화됐고 한 단계 더 발전된 교육과정과 시스템을 바탕으로 졸업 후 의학교육에까지 그 기준을 확대하기에 이르게 되었다.

평가를 받는 의과대학 입장에서는 기준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와 시설 개선이 필요하고 많은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은 과정이다.

하지만 이를 통해 의과대학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있고 각 대학을 졸업한 의사들의 질적 수준을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의과대학들은 의평원 기준에 맞추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4년 2월 6일 정부의 급작스런 2000명 증원계획 발표 후 의평원은 기준에 맞게 평가하겠다는 의견 표명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정부는 평가와는 아무 관련 없는 의평원 이사회 구성 등을 문제 삼거나 소위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의 의견을 교육부가 의평원에 전달하는 등 평가를 무력화시키려는 시도를 지속했다.

하지만 의평원은 8월 말 주요변화에 따른 평가기준과 일정을 발표했으며, 그 기준에 따라 정확히 평가
하겠다는 발표 역시 진행했다.

급기야 교육부는 9월 25일 고등교육기관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령 안을 입법예고 하며 의평원의 평가인증 규정을 무력화하고 의평원의 존립근거를 흔들려고 하고 있다.

개정령에 따르면 평가 기준 강화는 사전심의로 막고, 의평원이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지정 취소로 기존 인증을 연장할 수 있다.

만약 의과대학이 기존 평가 기준에서 통과하지 못할 경우에는 '재난 발생으로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
뤄지지 못하거나 교육여건이 저하되는 경우 보완기간을 부여한다'는 조항을 통해 불인증 전 보완기간 부여 특례로 막을 수 있다.

민간기관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수십 년의 세월 동안 만들어온 공든 탑을,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준을 따르는 의과대학의 노력을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돌리려는 만행을 어떻게 21세기 대한민국에서 그것도 정부가 하려고 하는지 우리 의과대학 교수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국회 청문회에서 교육부 장관은 의평원 무력화 시도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불과 1개월 전에 국회에서 했던 장관의 발언을 믿지 못한다면 과연 우리나라는 어떠한 수준이라는 말인가?

'재난 발생으로 학사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하거나 교육여건이 저하되는 경우'라는 부분은 더욱더 우려스럽다.

여기서 재난 발생은 정부가 중앙재난대책본부를 만들었을 경우로 해석할 수 있고 현재가 그러한 상황이다. 이번 재난상황은 누가 만들었나?

정부가 근거 없는 그것도 대학정원을 변경하기 위해서 지켜야 하는 기간도 지키지 않고 발표 다음 해에 바로 적용되는 2천명 증원을 발표한 후 만들어진 상황이다.

심지어 증원을 발표하고 어떠한 상황이 발생되지도 않은 2월 23일 전격적으로 중대본을 설치한 것도 정부이다.

자신들이 재난상황을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평가인증을 무력화하는 이런 모습은 우리는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10월 3일 의과대학 교수들은 용산 대통령실 앞에 모여 의평원 무력화 시도를 규탄하는 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모인 대부분의 교수들은 수년에서 수십 년 동안 자신들의 자리에서 우리나라 의학수준, 의료수준, 의학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온 사람들이다.

이들 중 본인이 이렇게 땡볕에 서서 정부를 규탄하는 일이 21세기 대한민국에서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저 환자 보는 일이 천직이라고, 연구하는 일이 즐겁다고, 학생들과 전공의를 교육하는 것이 좋아서 대학을 지켜오던 교수들을 투사로 만드는 것이 과연 우리나라의 발전에 어떤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 정부는 생각해 보기 바란다.

의료개혁을 위해 정부는 정책을 집행하고 있다고 한다. 정부의 바람과 달리 의료현장은 붕괴되고 있고 이제 의학교육현장마저 붕괴될 예정이다.

과거 서남대 의대가 폐교되는 과정에서 정부는 하나도 배우지 못한 것 같다.

제대로 된 의학교육은 국민 건강과 직결되기에 매우 중요한 사항이다. 이 과정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은 우리 미래 세대에 아주 큰 죄를 범하는 것임을 정부는 자각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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