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도 수가협상도 의약단체와 공단이 서로 원하는 인상률을 맞교환 하면서 반환점을 돌았다.
건강보험공단은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와 29일 공단 본부에서 3차 수가협상을 차례대로 진행했다.
각 단체와 공단은 서로 구체적인 인상률을 제시하며 서로의 생각차가 얼마나 큰지를 확인하는 수준에서 3차 협상을 마무리했다.
공급자단체들은 자신들이 제시한 인상률이 공단과 간극이 커 남은 시간 동안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공급자단체는 최대로 가능한 인상률을 제시한 반면 공단은 최소 인상치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공단-의협 인상률 3%p까지 차이 "쉽지 않다"
29일 오후 1시 30분부터 시작된 3차 수가협상 첫번째 타자는 의협이었다.
의협은 4% 후반대의 인상률을 제시하면서 세가지의 부대조건 안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공단은 1%대를 제시하면서 그 간극이 얼마나 큰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어서 열린 병협과 공단의 수가협상에서도 병협은 3%대 인상을 주장했지만, 공단은 1% 대를 제시하며 보수적인 모습을 보였다.
병협은 수가협상을 하는 날마다 보도자료를 통해 병원들의 어려운 경영상황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병협은 수가협상에 앞서 병원급 급여비 증가율이 하향추세고, 기관당 총진료비 역시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이제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호소했다.
수가협상을 마치고 나온 이계융 상근부회장은 "공단은 재정 틀 안에서 수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했고, 병원은 생존 경영을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병협 다음으로 협상을 마치고 나온 약사회 이영민 부회장 역시 "서로 입장차를 확인하면서 여러가지 상황이 녹록치 않겠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의협, 사무장병원 근절 등 제안…병협, 수가 유형 세분화 고민
의협 수가협상단(위)과 병협 수가협상단
공급자 단체와 공단의 시각차를 좁혀 나갈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은 결국 각 단체가 제시하는 '부대조건'으로 귀결된다.
공단은 2차 협상을 통해 각 공급자 단체에 재정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부대조건안을 갖고 오라고 주문했다.
재정운영위원회 소위원회에서도 부대조건의 실효성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각 공급자 단체는 부대조건을 수가인상과 연계시키기 위한 설득 작업이 중요한 상황이다.
3차 협상에서 의협과 약사회는 여러가지 부대조건 안을 제시하는 성의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수가협상 전까지 법적 구속력이 없는 부대조건 무용론을 제기하며 공단을 강하게 비판하던 의약단체의 모습이 180도 바뀐 셈이다.
의협은 만성질환 관리제 재설계, 사무장병원 근절 등 3가지의 안을 냈다. 재정이 얼마나 소모되는지에 대한 예측 수치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약사회 역시 여러가지 안을 제시했다.
이영민 부회장은 "아이디어 차원에서 여러가지 안을 내면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해 공단과 논의를 하면서, 구체적인 안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병협은 구체적인 안을 내지 못하고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재정소위 측에서 '유형 세분화 수가 계약'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형 세분화 수가 계약은 말 그대로 병원수가를 종합병원, 전문병원, 요양병원 등으로 세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협상 때부터 나온 안이지만 병협은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이계융 부회장은 "수가인상을 위해서는 부대조건이 필요하다는 공단 측의 요구가 있었지만 간단치 않다. 다음 협상까지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단과 각 공급자 단체는 협상시한 마지막날인 31일 릴레이 협상을 통해 최종 담판을 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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