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사태를 통해 저수가 문제가 처음으로 공론화 됐다. (수가협상이) 의사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약사회는) 작년 가장 큰 성과를 달성했다. 수가협상에서 실패하면 불신임을 많이 한다. 희생양이 되는 것 아닌가 걱정된다."
대한의사협회는 사회문제로 대두된 진주의료원 사태를 거론하며 수가 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올해 집행부가 교체된 대한약사회는 자리를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의협, 대한병원협회, 약사회 등 6개 의약단체장이 14일 서울 가든호텔에서 본격적인 수가협상을 앞두고 상견례를 가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6개 의약단체장은 14일 수가협상 시작을 알리는 상견례를 가졌다.
김종대 이사장은 "보험자와 공급자는 동반의 관계"라며 "공단이 제시하는 범위 안에서 만이라도 만족할 수 있는 대안을 찾도록 하자"고 말했다.
김종대 이사장의 모두발언에 이어 각 단체장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을 털어놨다. 특히 의협과 약사회장의 한마디가 눈길을 끌었다.
의협 노환규 회장은 "진주의료원 폐업에 찬성하는 의사가 적지 않다. 이는 저수가가 해결 안되는 상황에서 국가가 공공의료만 보장해주는 불평등에 대한 감정적 반응이었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최근 민주당이 길거리 곳곳에 내건 '민주당이 해냈습니다'라는 플래카드 내용을 끌어왔다.
민주당은 국회에서 주도적으로 처리한 법안들과 중점을 두고 처리한 민생관련 정책을 현수막으로 홍보하고 있다. 납품단가 후려치기 땐 손해배상 3배, 정년 60세 연장 등이 대표적이다.
노 회장은 "의료공급자 입장에서 수가협상은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며 "저수가가 유지되면서 불필요한 의료낭비도 가속화되고 있다. 적정수가, 적정진료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사회적 문제를 꺼내며 수가협상의 중요성을 강조한 의협과 달리, 약사회는 보다 현실적이면서도 지엽적이었다.
조찬휘 회장은 "동네의원, 동네약국의 삶의 질이 높아져야 서비스 질도 높아진다.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 때문에 공급자 단체들이 홀대당하지 않을까 불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오죽하면 공급자 단체가 힘을 합쳐서 재정당국을 찾아가 로비라도 해서 2조 정도 예산을 따오자고 하겠느냐"라고 토로했다.
집행부가 교체돼 처음 수가협상 상견례에 참석한 조 회장은 자신의 위치에 대한 걱정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조 회장은 "수가협상에 실패하면 불신임을 많이 하기 때문에 희생양이 되는 게 아닐까"라며 "지난해 약사회가 수가협상에 사상 최대치의 성과를 냈기 때문에 이번에는 가장 불이익을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병협 "직원 월급도 은행에서 빌려다 주는 현실"
각 단체 대표들은 너나할 것없이 회원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병협 김윤수 회장은 "요즘 병원에 가도 분위기가 밝지 않다. 직원 월급도 은행에서 빌려다 주는 곳도 허다하다. 지난해 카드 수수로 인상으로 병원계는 900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털어놨다.
이어 "병원이 잘 돼야 보장성 강화도 잘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도 "어렵다 어렵다 해도 한의계만큼 어려운 곳이 없을 것"이라며 "보장성 강화, 한방 급여확대가 꼭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의협도 약사회와 마찬가지로 올해 집행부가 교체되면서 수가협상단을 새롭게 꾸려서 처음으로 수가협상에 참여한다.
대한치과의사협회 김세의 회장은 "보건의약인이 배 고파서 못참겠다고 해도 국민이 알아주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매년 0.1~0.2%로 감정싸움을 하지 말고 유형별 차별이 있었으면 좋겠다. 0.1%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차지하는 파이 크기에 따라서 달라진다. 파이가 적으면 인상률이 올라가도 국민 부담이 줄기 때문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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