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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상급종합병원 전쟁, 건대·고대 웃었다

발행날짜: 2011-12-16 12:25:32

중증도 상향, 병상수 기준 승패…경기 서부 대거 탈락

|분석|=2012년 44개 상급종합병원 지정

이변은 없었다. 올해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예상대로 중증도가 명암을 갈랐다. 그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증증환자 유입에 성공한 건국대병원과 고대 안산병원이 상급종합병원 진입에 성공했다.

특히 수도권과 경기 서부권은 소요 병상수가 크게 초과되면서 일부 병원은 다른 지역 상급종합병원보다 중증도가 높았음에도 지정을 받지 못해 희비가 갈렸다.

중증도가 가른 명암…"적극적 투자 빛 봤다"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은 2012년도부터 3년간 적용될 상급종합병원 44개를 지정하고 16일 이를 발표했다.

이번 상급종합병원 지정에는 건국대병원과 고대 안산병원, 화순전남대병원이 새롭게 포함됐고 아예 신청을 포기한 서울백병원과 일산백병원, 을지대병원은 다시 종합병원으로 내려갔다.

또한 상급종합병원에 도전한 의정부성모병원, 공단 일산병원, 명지대병원 등 진입을 노린 3곳은 고배를 마셨다.

내년부터 3년간 적용되는 44개 상급종합병원. (파란색은 신규 진입 병원)
이러한 명암을 가른 것은 전문진료질병군 구성비율, 즉 중증환자 비율이었다. 과거 20% 이상이었던 규정이 30%로 높아지면서 변별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신규 신청한 병원들은 중증환자 확보를 위해 다방면으로 전폭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건국대병원과 고대 안산병원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08년 지정 당시 고배를 마셨던 건국대병원은 그간 적극적으로 교수를 영입하며 중증환자 비율을 높이기 시작했다.

현재 의료원장을 맡고 있는 유방암의 대가 양정현 교수를 비롯, 송명근 교수와 백남선 교수 등 고난도 수술 대가들을 파격적인 대우로 지속 영입한 것이다.

건국대의료원 양정현 의료원장은 "전국의 명의들을 적극적으로 스카웃 하며 중증환자 비율을 높인 것이 효과를 본 것 같다"며 "이로 인해 주니어 스텝들의 실력도 올라가며 동반 상승 효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고대 안산병원도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위해 과감하게 투자해 왔다. 우선 병상을 늘리고 장비 인프라를 대폭 확충한 것.

고대 안산병원 차상훈 원장 대행은 "지난해부터 최신형 래피드아크 등 암 치료장비를 대거 확충했다"며 "이에 따라 암 환자가 크게 늘면서 중증환자 비율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병상수 제약이 암초…수도권, 경기 서부권 대거 탈락

중증도가 명암을 갈랐다면 이에 대한 배경에는 소요 병상수 충족률이 있었다.

수도권과 경기 서부권이 소요 병상수에 비해 대학병원이 많아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4월부터 상급종합병원 지정 및 평가규정에는 소요 병상수를 규정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신청한 의료기관의 병상수가 소요 병상수를 초과할 경우 충분한 자격요건이 되더라도 상대평가를 통해 병상수를 맞추도록 규정한 것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의 경우 소요 병상수가 1만 4202개에 불과했지만 지정을 신청한 19개 병원의 총 병상수는 2만 493병상에 달해 2곳 이상이 탈락할 수 밖에 없었다.

경기 서부권 또한 소요 병상수 4498개에 비해 상급종합병원을 노리는 병원의 병상수는 6037개에 달해 2곳 이상이 무조건 탈락했다.

수도권과 경기 서부권에서 신청 병원들이 대거 탈락한 이유다.

반면, 이번에 화순전남대병원이 새롭게 진입한 전남권의 경우 자체 충종률이 평균에 크게 밑돌아 여유롭게 상급종합병원 지정을 받을 수 있었다.

신규 진입 병원들 "전국구 병원 도약 발판"

이러한 험난한 길을 뚫고 새롭게 상급종합병원에 진입한 병원들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쾌거라는 입장이다.

건국대의료원 양정현 의료원장은 "건국대병원이 역사가 짧아 인프라에 비해 인정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더 중증환자 비율을 높여 진정한 대학병원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했다.

고대 안산병원 차상훈 원장 대행은 "상급종합병원 지정으로 고대 안산병원이 경기 서남부 지역의 거점병원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며 "내년 본관 증축을 기점으로 전국구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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