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 A사는 영업부서에 관련 경비(expense)를 줄이라는 특단의 지침을 하달했다. 리베이트를 건네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된 만큼 경비를 통제해 재발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공정위가 3차 리베이트 사건을 발표한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은 5일 오전.
#i1#과징금 철퇴를 맞은 다국적제약사들은 이로 인한 충격파를 줄이기 위해 하루 종일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였다.
실시간 기사를 모니터링하며 자사 이미지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영업 경비를 전사적으로 줄이기로 한 기업도 있었다.
그간 유지해왔던 윤리경영 이미지가 하루 아침에 날아간 마당에 더 이상 불상사가 일어날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다국적 B사 관계자는 5일 "오전 내내 기사 모니터링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오후에도 이런 작업이 반복될 것이다. 때문에 외근은 커녕 야근을 해야할 판"이라고 전했다.
다국적 A사는 리베이트 적발사라는 오명에 자극을 받았는지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바로 영업사원 경비 통제다.
이 회사 영업사원은 "조만간 병원에 간단한 간식을 사 가거나 의사와 미팅할 때 책정되는 비용 등 모든 부문에서 삭감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회사는 비용을 줄이면 리베이트가 없어진다는 판단해 이런 조치를 내린 것 같다"면서 "이렇게 되면 정상적인 마케팅도 힘들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다국적 C제약사 관계자 역시 "판촉비를 줄이는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와 달리 담담한 제약사도 있었다. 언젠간 맞을 매였다는 것이다. 다만 연일 계속되는 리베이트 발표에는 상당한 피로감을 호소했다.
다국적 D사 임원은 "공정위 발표를 보면 리베이트 제공 시점은 2~3년 전이다. 이제는 내부 윤리규정도 더 강화됐기 때문에 불법 행위는 하지 않고 있다. 과거의 잘못을 끄집어낸다면 어쩔 수 없다"고 무덤덤해했다.
그는 "하지만 리베이트 발표가 너무 과거 행위에 집착하는 경향이 짙다. 이렇게 하면 끝도 없다. 피곤하다. 내성이 생겨 무덤덤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위는 4일 의사 등에게 자사약 처방 목적으로 53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뿌린 한국법인 다국적사 얀센, 노바티스, 사노피, 바이엘, 아스트라 등 5곳과 씨제이에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10억원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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