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제약사 뺨치는 수탁검사 리베이트
그간 소문으로만 떠돌던 수탁검사기관의 병의원 리베이트가 사실로 드러나고 있다. 메디칼타임즈가 입수한 수탁검사기관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매월 일정액의 리베이트, 접대비 등이 병의원에 제공되고 있었다. 이에 따라 본지는 수탁검사기관의 리베이트 실태와 문제점, 해법을 긴급 모색한다. [편집자 주]
------------<글 싣는 순서>------------
1편) E재단, 수백개 병의원 매달 리베이트
(2편) 원장은 할인받고, 직원들은 금품 수수
(3편) 리베이트는 빙산의 일각…갑을의 법칙
(4편) 어느 영업소장의 눈물
(5편) 리베이트 관행은 제살 깎아먹기
수탁검사기관인 E재단의 내부 자료를 보면 병원계의 접대 문화의 현 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제보자가 <메디칼타임즈>에 제보한 E재단의 내부 문건에 따르면 2008년 12월 한 달간 총 1억 3천여만원을 리베이트로 제공했다고 적혀 있다. 2009년 3월에도 1억 3천여만원을 집행했다.
이를 연간으로 단순 환산하면 15억원 가량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 돈은 E재단과 거래하는 검사 위탁기관 중 거래 규모가 큰 120여개 의료기관에 제공됐다는 게 제보자의 설명이다.
본지가 앞서 보도한 바와 같이 E재단은 리베이트 외에도 검사료를 최대 65% 할인하는 방식으로 의료기관들과 위탁계약을 맺어왔다.
여기에다 E재단은 2008년 12월 각 영업소, 본사의 법인카드와 현금을 포함해 1억 7천여만원을 영업비로 지출한 것으로 적혀 있다.
의료기관에 위탁 검사비 할인, 리베이트와 별도로 접대성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제보자의 자료를 보면 E재단은 2008년 한해 전국 영업소, 본사에서 영업상 카드와 현금으로 27억여원을 지출한 나와 있다.
리베이트까지 포함하면 연간 40억원 이상을 120여개 의료기관에 뿌렸다는 말이 된다.
50~60%에 달하는 위탁 검사비 할인까지 포함하면 정상 경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보인다.
제보자는 “영업비의 대부분은 의료기관 술 접대, 회식비 대납, 골프 접대, 경조사 챙기기”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접대 이외에도 병원에서 필요한 소형 냉장고나 TV 등을 사다 주기도 한다”면서 “리베이트보다 접대비로 훨씬 더 많이 비용을 지출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각 영업소는 당월 영업비가 부족하면 본사에 요청해 카드나 현금 지원을 받는다.
또 E재단은 신규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한달에 9천여만원 상당의 무료검사를 해 주기도 했다.
제보자는 이 같은 영업 행태에 대한 책임이 갑(의료기관)보다는 을(E재단)이 더 크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리베이트가 불법인 줄 알면서도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먼저 제공하겠다고 제안하는 것”이라면서 “검사를 위탁하는 의료기관도 달콤한 접대에 쉽게 넘어가다보니 점점 더 걷잡을 수 없는 지경까지 온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그는 “수탁검사기관들이 이런 잘못된 관행을 없애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만 키우는 측면도 없지 않다”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상당수 의료기관들이 리베이트를 받고 있지만 사실 거절하는 병원들이 훨씬 더 많다”면서 “과도한 수탁 경쟁, 일부 수탁기관, 의료기관의 잘못으로 인해 다수의 선량한 의료기관들이 도매급으로 불신을 받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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