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보증수표로 통했던 이비인후과 의료기관의 개원이 감소하고 있다. 이비인후과 개원의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가 개원 감소의 원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26일 메디칼타임즈가 2005년부터 2008년까지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과별 의료기관 현황을 분석한 결과 계속해서 이비인후과의원들의 개원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심평원 자료를 살펴보면 2004년도 대비 2005년도 이비인후과 개원은 77곳 늘어난 데 반해 2006년도는 직전연도 대비 59곳, 2007년에는 49곳, 2008년에는 36곳으로 점차 줄고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2009년도 분기별 이비인후과 개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16개시도 중 서울, 경기, 대구, 경북, 경남, 충북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증감에 변화가 없었다. 심지어 인천, 전북지역 등 일부는 이비인후과 의료기관이 감소한 곳도 있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서울과 경기지역의 이비인후과가 각각 14곳, 6곳으로 증가했지만 경남지역은 4곳, 대구 충북 경북의 경우 각각 3곳씩 증가한 데 그쳤으며 울산, 강원지역은 각각 1곳 늘어난 데 머물렀다.
부산, 광주, 대전, 전남, 제주 등 1년 내내 개원 증감에 변화가 없는 지역도 상당수 있었다. 즉, 2009년도 해당 지역에서는 이비인후과 신규 개원의들의 유입이 전혀 일어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비인후과, 힘들면서 수익은 낮아 개원기피"
이처럼 이비인후과 개원율이 저조해지는 이유는 더 이상 감기진료로는 병원을 유지하는 데 어렵다는 인식이 자리했기 때문이다.
경기도 A이비인후과 개원의는 “이비인후과 특성상 진료환자 수는 많아 육체적으로 지치는 반면 아무리 열심히 해도 차등수가제로 막혀서 수익에 제한이 있다”며 “최근 젊은 후배들은 몸은 힘들고, 돈은 못 버는 진료과로 인식하고 있는 듯 하다”고 했다.
또 다른 개원의는 “이비인후과의 진료영역은 내과, 소아청소년과, 가정의학과 심지어 한의원과도 상충되기 때문에 이비인후과로 경쟁력을 높이기란 쉽지 않다”며 “과거 의과대학 상위 10% 이내에 속해야 지원할 수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았던 이비인후과는 옛날 얘기일 뿐”이라고 털어놨다.
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 관계자는 “이비인후과도 환자 양극화가 심각하다”며 “과거에는 신규 개원 후 1년이면 투자금을 갚고 자리를 잡았지만, 최근에는 평균 3년이 걸리며 일부는 개원 3년 이후에도 개원비용을 갚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의사회, 개원워크샵으로 개원활성화 도모 나서
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는 이비인후과의 개원감소세에 대한 대책 마련의 일환으로 오는 8월 중순경 개원 워크샵을 개최할 계획이다.
개원을 고민하는 개원의들에게는 가능성을 제시해주고 기존 개원의들에게는 수익을 늘릴 수 있는 아이템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워크샵 프로그램은 개원입지 선정부터 개원에 따른 노무 관련 법규, 광고 및 홍보 등 일반적인 개원 정보 세션과 함께 비급여 클리닉 세션을 별도로 마련했다.
비급여클리닉 세션은 영유아검진과 예방접종 알러지클리닉, 코성형 보청기클리닉, 이명재활 및 어지러움 클리닉, 음성언어클리닉 코골이클리닉, 두경부초음파 진료클리닉 등 이비인후과의 특화된 진료아이템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이비인후과개원의사회 홍성수 회장은 “이번에 계획 중인 개원워크샵은 최근 저조한 이비인후과의 개원을 독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블루오션을 찾아서 특화된 진료를 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이비인후과에서 특화된 진료를 도입하는 개원의들이 늘고 있으며 이 같은 추세는 점차 확산될 것”이라며 “많은 회원들이 특화된 진료서비스를 개발, 제공해나가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또한 그는 "최근 2~3년 사이 개원 감소와 함께 전공의 지원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회원들 사이에서는 이비인후과가 외과, 흉부외과 등 기피과 수준으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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