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변하고 있다. 과거 '개원=성공'이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의사들은 경영학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부 의사들은 이미 의료기관에 경영을 적극하는 등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 메디칼타임즈는 2010년 새해를 맞아 최근 병원 운영에 대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의사들의 인식에 대해 짚어보고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전망해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상>의료경영, 거스를 수 없는 물결
<중>의료 패러다임은 변화한다 <하>다른 길을 여는 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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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원경쟁 과열로 높아지고 있는 의료경영에 대한 의사들의 관심은 이제 병원 경영 패러다임의 변화는 물론 활동영역까지도 확장시키고 있다.
이미 일부 의사들은 환자 진료 이외에 새로운 분야에서 얼마든지 활동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이들은 본인이 배우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경영학을 가르치는 등 의료시장의 변화를 주도해 나감으로써 새로운 의사상을 제시하고 있다.
"환자 진료하며 경영학 강의 즐거워"
부여 다사랑병원 최명기 원장과 드림성모안과 이동성 원장은 위의 경우에 부합하는 좋은 사례. 이들은 정식으로 경영학 박사과정을 밟고 환자 진료 이외에도 학생들에게 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최 원장은 듀크대 경영학 박사과정을 마치고 돌아와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으며 이 원장은 경희대 경영학 박사를 마치고 경영학부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특히 이 원장의 수업은 '서비스 품질관리'에 대한 것으로 의사로서 의료와 관련된 경영이 아닌 경영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업을 맡고 있다는 점에서 이례적.
최 원장은 "2000년대 초반, 의약분업이 시작되고 의사 수가 포화상태로 접어들면서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위기의식을 느껴 MBA를 위해 미국행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안과 레지던트 시절, '앞으로 의료기술만으로는 환자를 100%만족시킬 수 없다'고 생각하게 됐다"며 "의료기술 이외 환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변화가 필요하고 느껴 경영학에 대해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고 했다.
경영학에 대해 몰랐지만 병원에 제대로 경영학적 기법을 시도해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경영학의 서비스마케팅, 서비스 품질관리 등에 관심을 갖게한 것.
그는 "이제 의료시장도 소비자 주권시대가 시작됨에 따라 의료기관들도 경쟁력을 갖춰야할 때가 됐다"며 "실제로 상당수 의사들이 고객만족경영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최근까지는 경영학과 관련해 세미나, 포럼 등 이와 관련해 다양한 모임을 갖고 다양한 의견과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는다"며 "점차 의료기술이 향상될수록 기술혁신에 대한 경쟁력보다는 서비스 등 경영학적인 접근이 더욱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최 원장은 "의사가 부족했던 시절에는 병원을 하면 망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있었지만 이제는 경쟁이 치열해 많은 개원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의사들은 이 같은 흐름을 읽고 사전에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의사 월급이 어떻게 나오는지 알게됐죠”
이같은 실전 움직임은 교수사회도 예외는 아니다.
“병원행정사에 도전했을 때는 동료의사들이 의아해하고 낯설어 했지만 지금은 배우고 싶다고 문의하고 있습니다.”
강남세브란스 마취통증의학과 김기준 교수(사진, 연세의대 90년졸)는 지난해 수석합격한 제11회 국가공인 병원행정사 자격 취득 후 달라진 주위의 반응을 이같이 피력했다.
병원행정에 관심이 없던 김 교수가 자격시험에 도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일까.
그는 “2005년 세브란스병원이 JCI 인증을 위해 매진할 때 마취통증의학과 위원으로 선발되면서 각종 회의에서 다양한 행정용어가 나오는데 이해하기 어려웠다”면서 “그때부터 입·퇴원과 재무, 병상가동률 등 단순한 수치로만 알고 있던 행정용어를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목말라하던 김 교수에게 병원행정관리자협회가 실시하는 인터넷 강의는 시간에 쫒긴 그에게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김기준 교수는 “원무 및 보험관리, 재무와 회계, 조직인사 등의 인터넷 강의를 매주 반복해 듣고 별도 교재를 구입해 1년 가까이 공부하면서 행정 분야에 조금씩 눈을 뜨게 됐다”면서 “병원이 어떻게 교직원 월급을 주는지 이해하고 조직내 다양한 프로세스를 인지할 수 있게 됐다”고 언급했다.
병원행정사 합격 후 달라진 그의 모습은 수술복을 직접 다려서 입고, 환자와 가족을 만날 때 머리를 빗는 일반 교수로서는 예상할 수 없는 변화들이다.
김기준 교수는 “병원행정사 취득은 경영의 첫 걸음이라고 여기고 병원조직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전하고 “올해 병원경영진단사 자격시험에 이어 시간이 허락된다면 MBA 과정까지 도전하고 싶다”며 병원경영 고지를 향한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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