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회장 선거가 벌써부터 혼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모두 5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지고 뛰어들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네거티브 동원움직임이 감시되면서 혼탁해지는 느낌이 강하다. 후보 단일화와 관련한 소문이 무성하고 장동익 전 회장 낙마의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내부고발 사태의 주모자를 찾는 작업도 다시 활발하게 재연되는 양상이다.
선거전이 다시 네거티브 양상으로 흐르는 이유는 후보들이 내세울만한 공약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공약이 없다보니 자신을 알릴 계기가 줄어들게 되고 관심을 끌려다보니 네거티브가 동원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후보들이 스스로 자신들을 알릴 기회를 포기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후보들은 기호추첨이 끝난 후 가진 회동에서 무료인 의사협회 기관지 선거광고 이외 다른 전문지의 광고를 시행하지 않기로 의견을 모았다. 선관위는 이에 따라 전문지 유료 광고를 금하는 새로운 선거 지침을 마련했다.
후보들의 자진 결의를 선거관리 규정에 반영하는 선관위의 발빠른 행보가 감탄스러울 따름이다. 선관위는 그러나 후보들이 자신을 알릴 기회가 줄어들수록 네거티브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모르는 듯하다. 실제 구의사회 정기총회에서 만난 개원의들은 의협회장 후보에 누구누구가 나왔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선거에 무관심했다. 대학병원은 사정이 더 좋지 않았다.
네거티브 선거는 의사협회 선거의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만만치 않은 선거 후유증을 불러와 잇따라 참사를 겪기도 했다. 과거의 의협회장 선거 양상을 이번 37대 선거에서도 고스란히 답습하는 느낌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사상 최악의 선거로 치닫지 않을까 우려될 정도다. 선거판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누구누구가 흑색선전을 일삼고 있고 돈을 쓰고 다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선관위는 제자리에 앉아서 선거판에 감놔라 배놔라 하지 말고 선거 현장을 다니며 네거티브를 감시하고 투표율을 제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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