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산부인과 전공의모집에서 미달사태가 발생했다.
산부인과는 2004년도 전공의모집 경쟁률에서 0.94대1로 미달사태가 발생한 뒤 2005년도는 0.85대1, 2006년도 0.6대1, 2007년도 0.5대1까지 하락하며 4년째 지원율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처음 미달사태가 발생했을 때 "산부인과가 정말 끝났구나. 이제 바닥을 쳤으니 일어나보자"라며 현실을 박차고 오르려는 산부인과의 노력이 있었지만 현실은 냉담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미달사태가 발생했으며 그것도 모자라 작년 보다 더 낮은 경쟁률을 기록한 것.
산부인과의사들은 새 생명을 탄생시키는 중요한 진료과목이 인정을 받지 못하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안타까움을 넘어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환갑이 넘는 나이에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 개원의로 활동 중인 김모 원장은 "77년도만 해도 산전진료 등 산부인과의 대부분의 진료가 보험이 안돼 산부인과만 개업하면 무조건 성공한다고 했던 때도 있었다"며 호시절을 그리워하는 듯 했다.
김 원장은 이어 80년도 들어서도 90년도에 들어서면서 점차 산부인과 진료에 대해 보험적용이 되기 시작하면서 위기의식을 느끼긴 했지만 버텨왔던 것이 90년도 후반부터 2000년도에 들면서 극심해졌다고 전했다.
특히 출산율 감소, 저출산 국가 등 얘기가 본격화되면서 절대가서는 안되는 진료과목이 되고 말았다고 했다.
산부인과가 잘나가던 70~80년도까지만 해도 산부인과 개원의들은 산모와 관련한 진료 이외에는 거들떠 볼 생각도 않했다고 했다. 그렇게 하지 않아도 수입이 적지 않았지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 산부인과는 분만과 산전진료만 봐서는 버티기 힘들어졌다.
피부미용, 요실금 진료, 유방진료 등 비급여 진료를 늘리기 위한 산부인과의 노력이 개원가를 통해 나타나고 있다.
산부인과의사회 최영렬 회장은 지금의 사태에 이르게 된 원인에 대해 두가지를 꼽았다. 저출산시대를 대비하지 못한 것과 산과 진료에 대한 보험적용에 대해 대비하지 못한 것.
그러나 최 회장은 다시금 산부인과의 경쟁률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모든 것에는 흥망성쇠 반복되는 것으로 산부인과 역시 이제 더이상 나락으로 떨어질 때가 없으니 올라가는 일만 남았다는 의미다.
전공의 지원율 0.5대 1, 이제 정말 바닥을 친 것일까. 끝도 없이 추락하고 있는 산부인과는 언제쯤 날개를 달 수 있을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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