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대학병원에서 심장수술이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수가가 낮고, 환자들이 대도시로 집중되는데다 순환기내과 스텐트 시술까지 크게 증가한 결과 지방 대학병원에서부터 이런 왜곡현상이 가시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평원이 26일 공개한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평가 결과 자료에 따르면 평가 대상 8개 수술 가운데 심장수술의 경우 전국 43개 종합전문요양기관 가운데 9개 병원만 평가를 받았다.
심평원이 처음 시행한 수술의 예방적 항생제 사용 평가는 △위수술 △대장수술 △담낭수술 △고관절치환술 △슬관절치환술 △자궁적출술 △제왕절개술 △심장수술 등 8개 분야를 대상으로 했다.
심평원은 이들 8개 분야 가운데 2007년 8~10월 사이 10건 이상 진료비를 청구한 수술에 대해서만 항생제 사용 결과를 평가했다.
따라서 심장수술 분야에서 9개 대형병원만 항생제 평가를 받았다는 것은 나머지 34개 종합전문요양기관의 경우 3개월간 수술건수가 채 10건이 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심장수술 분야에서 항생제 사용평가를 받는 종합전문요양기관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아주대병원, 경북대병원, 계명대 동산병원, 세브란스병원, 길병원, 전남대병원 등이다.
서울과 수도권을 제외한 종합전문요양기관은 경북대병원, 동산병원, 전남대병원이 고작이며 부산, 경남도, 충청도, 전북, 강원도에 소재한 3차 병원은 모두 평가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27일 “의료기관들이 2007년 8~10월 중 실제 10건 이상 수술을 했지만 청구가 늦춰졌을 수도 있지만 이번 항생제 평가는 이 기간 청구된 진료비 자료를 기준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방 종합전문요양기관의 심장수술 실적이 두드러지게 저조한 이유는 뭘까.
지방의 A대학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서울의 대형병원을 선호하다보니 성인 심장수술은 많이 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B대학병원은 심혈관센터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사정은 마찬가지다.
병원 관계자는 “과거에는 심장수술을 꽤 많이 했는데 서울 대형병원으로 몰리고, 수술 수가도 낮아 내과 스텐트 시술로 많이 대체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심지어 서울에 소재한 C대학병원 측도 “개복수술보다 스텐트 시술을 많이 장려하다보니 심장수술 건수가 적어 심평원 항생제평가에서 제외됐다”고 귀뜸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대한흉부외과학회는 크게 우려하고 있다.
대한흉부외과학회 총무이사인 심성보(성모병원) 교수는 “고난이도 수술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서울의 일부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경향이 있고, 심장수술 수가마저 턱없이 낮다보니 지방 대학병원에서는 수술이 활성화되지 못해 거점병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심장병환자가 줄어들지 않았지만 내과 스텐트 시술 증가 등으로 심장수술이 전반적으로 감소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게 흉부외과학회 측의 설명이다.
특히 심 교수는 “이런 식으로 가다보면 어느 시점에 가서 심장수술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수련병원의 흉부외과 레지던트들은 거의 없어 향후 수술할 의사가 모자라는 문제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심장수술이 어느 정도 지역 균형을 맞추고, 의사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수가 현실화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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