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삼성서울병원에 미치는 영향은 긍정적일까 부정적일까.
삼성서울병원 이종철 원장이 최근 한국 최고의 리더로 선정된 것과 정부 지원 연구용역사업에서 수차례 탈락한 사례는 삼성서울병원의 빛과 그림자다.
'삼성' 선진 경영과 서비스..삼성서울병원 투영
삼성서울병원은 최근 이종철 원장이 주간한국 주최 '한국 최고의 리더대상'에서 의료부문 최고 리더로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주간한국은 이종철 원장이 소비자들의 인지도 및 CEO로서의 경영성과, 사회공헌도 등에서 타 병원장들보다 높은 점수를 얻어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이종철 원장은 지난 2005년에도 서울신문이 주최한 한국을 빛낸 101명의 인물에 의료계에서는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바 있다.
사실 이종철 원장이 이처럼 대내외에서 선진경영을 추진하는 CEO 병원장으로 인정받는 것은 물론 이 원장의 추진력과 경영자로서의 자질이 밑받침 된 것이다.
하지만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국민들에게는 국내 최고의 인재가 모인 기업, 국내 최고 수준의 제품을 만드는 기업으로 인지된 삼성그룹의 이미지가 삼성서울병원에 투영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곧 삼성서울병원이 각종 고객만족도조사에서 1위를 휩쓸고 있는 것과도 무관하지 않다.
삼성서울병원의 선진화된 고객서비스와 막강한 의료진과 시설에다 삼성그룹의 ‘초일류’ 브랜드 가치가 더해지면서 타 병원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는 것.
재벌병원 이미지는 그림자...굴레 극복 과제
하지만 '삼성그룹'의 이미지가 늘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국내 최대의 재벌그룹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또한 삼성서울병원에 투영돼 불이익을 당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최근 삼성서울병원이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강남성모병원 등 경쟁 병원들과의 경쟁에서 번번이 고배를 마시는 것은 재벌병원이라는 부정적 이미지가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은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AAHRPP 인증을 획득한 국내 최고 수준의 임상시험센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복지부가 주관한 지역임상센터 선정사업에서 아산, 가톨릭에 밀려 패배를 맛봐야 했다.
또한 최근 200억원의 예산이 투여될 혁신형 연구중심병원 선정사업에도 사활을 걸고 뛰어들었지만 서울대병원과 아산병원에 밀려 또 한번 고배를 마셨다.
국내 최고수준의 시설과 의료진을 보유한 삼성서울병원이 이처럼 국가가 추진하는 대형사업에서 번번히 퇴자를 맞는 이유는 뭘까.
서울의 모대학병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삼성서울병원이 임상시험 면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그런면에서 보면 지역임상시험센터에서 연거푸 탈락한 것은 이해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반면 이 교수는 “삼성은 재벌병원이니까 정부 지원이 없어도 충분히 센터를 운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선정과정에서 고려되지 않았겠느냐”며 “이런 측면에서 보면 탈락한 것도 당연하다”고 말해 이중적 잣대를 들이댔다.
국내 제일의 삼성그룹의 지원을 받는 병원에게 국가가 예산을 지원해야 하는가에 대해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사실 삼성서울병원은 삼성그룹 차원에서 일체의 예산을 지원받고 있지 않는데 의료계와 정부 일각에서는 그룹 차원의 대단한 지원을 받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보다 선진화된 의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삼성서울병원도 없는 예산을 쪼개가며 인력과 시설을 확보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는 번번이 이러한 삼성서울병원의 노력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있으니 정말 억울하다”고 털어놨다.
이런 오해는 삼성서울병원이 풀어야할 가장 큰 과제다. 대다수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들은 삼성서울병원의 가장 큰 고민으로 이러한 재벌병원의 이미지를 꼽는다.
물론 이러한 이중적인 이미지는 삼성서울병원 스스로가 풀어야 할 과제다.
재벌병원으로 불리던 서울아산병원이 최근 이러한 오해들을 스스로 풀어나간 것은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과연 삼성서울병원이 재벌병원의 이미지를 벗고 국내 최고의 의료기관이라는 이미지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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