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다라투무맙)'가 급여 확대에 성공하면서 다음 달부터 임상 현장에 본격적으로 적용된다.
국내에서는 이중특이항체 기반 치료제 등 신약이 사실상 마지막 치료 옵션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잘렉스가 급여 확대에 성공하면서 이에 대한 병용 요법이 표준 치료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얀센은 다발골수종 치료제 다잘렉스 급여확대 추진에 따른 약가협상에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발골수종은 기존 치료제에 대한 내성과 불응성이 높으며, 잦은 재발이 특성이다. 3번 이상의 재발이나 기존 치료에 3번 이상 실패를 경험한 삼중 불응성 다발골수종 환자는 전체 다발골수종 환자의 약 15%로 알려져 있으며, 기대 여명도 평균 5.1개월에 불과하다.
따라서 다발골수종은 진단 초기부터 임상을 통해 증명된 다양한 약제를 병합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다발골수종 초기 치료로 다잘렉스를 활용한 병용요법이 표준치료로 인식된다.
실제로 서울성모병원 민창기 교수(혈액내과)는 "다잘렉스는 전 세계적으로 1차 치료로 사용되는 약으로, 다발골수종 치료에 승인된 최초의 단클론항체 의약품"이라며 "CAR-T 세포 치료나 이중항체 치료 같은 최신 치료 기법의 대상 환자들은 다잘렉스 같은 단클론항체 치료, 프로테아좀 억제제, 면역 치료제등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이라고 설명했다.
VTd요법(보르테조밉+탈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에 다잘렉스를 추가한 4제 요법인 DVTd요법(다잘렉스+보르테조밉+탈리도마이드+덱사메타손)이 대표적.
하지만 국내에서 다잘렉스는 활용한 DVTd요법은 세 가지 치료를 받은 재발·불응성 다발골수종 치료(4차 이상)'에 허가 받은 이후 아직까지도 4차 단독요법에서만 급여로 활용돼 왔다.
이 가운데 한국얀센은 지난해부터 다잘렉스에 급여확대를 적극 추진한 결과 최근 사실상 마지막 단계인 건보공단과 약가협상에 합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약가협상 타결에 따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항암제 급여기준 개정에 들어갔다.
이전에 항암요법을 받지 않은 다발골수종 환자 대상으로 DVTd요법에 대해 급여기준을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심평원은 DVTd요법이 "다수의 교과서에서 해당요법을 언급하고 있으며, NCCN 가이드라인에서 category 2A, ESMO 가이드라인에서 유도요법(induction)에 새로운 표준 치료법으로 권고하고 있다([I, A])"면서 "다만, ESMO 가이드라인에서 공고요법에 대해서는 확립된 표준치료는 없다고 언급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해당 요법은 조혈모세포이식 전후로 각 4주기(유도요법), 2주기(공고요법) 시행되는 요법이나, 해당 질환에서 공고요법은 아직 표준으로 정립된 치료에 해당하지 않고, 이식 후에 유지요법이 급여되어 공고요법에 대한 의학적 필요성이 낮아진 상황을 고려해 유도요법 4주기에 한해 급여기준을 설정한다"고 전했다.
약가협상 타결과 심평원의 급여기준 예고로 볼 때 다음 달부터 급여확대가 적용되는 것이 유력하다.
임상현장에서는 다잘렉스를 활용한 DVTd요법이 1차 치료에서부터 급여로 적용된다면 이후 치료전략에 빠르게 개편될 것으로 봤다.
이중특이항체 신약과 CAR-T 치료제인 킴리아가 다발골수종 4차 옵션으로 존재감이 커질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서 이중특이항체 기반 신약으로 얀센의 텍베일리(테클리스타맙), 탈베이(탈쿠에타맙)와 화이자 엘렉스피오(엘라나타맙)가 손에 꼽힌다. 이들 신약은 다발성 골수종 치료 마지막 4차 옵션으로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허가를 받아 임상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동시에 얀센은 CAR-T 치료제 카빅티(실타캅타진 오토류셀)도 국내 허가를 받아 놓은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상급종합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다잘렉스를 사용하지 않으면, CAR-T 치료제나 이중특이항체 신약과 같은 최신 치료법의 적용이 지연될 수 있다"며 "현재 기준에 따르면, CAR-T 세포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먼저 다잘렉스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효과적인 치료가 미뤄지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잘렉스가 급여확대에 성공한다면 올해 이중특이항체 신약의 급여 도전이 화두가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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