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고비를 필두로 한 GLP-1 계열 비만 신약들이 마침내 국내에 상륙하며 열풍을 일으키자 국내 제약사들이 긴장하며 대응 방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비만 시장 독식을 우려하면서도 이른바 신약 효과로 인해 비만 치료제 시장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는 것을 주목하며 새로운 기회를 노리는 모습이다.
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출시된 위고비 열풍으로 국내 제약사들의 비만 치료제 개발 열기 역시 뜨거워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0월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가 의료계를 넘어 사회적으로 높은 관심을 받으며 열풍을 불러일으키자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는 판단 아래 추격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
이에 국내사들 역시 비만치료제 후발 의약품 개발을 통해 블록버스터 제품을 키워내기 위한 노력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블록버스터 개발에 신약 도전 이어져
이처럼 개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재 국내사 중에서는 한미약품이 비만 치료제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
한미약품은 한미약품의 핵심 프로젝트인 H.O.P 프로젝트를 통해 비만 치료 전주기적 영역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맞춤형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선두주자로 프로젝트의 문을 연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는 한미약품의 독자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된 최초의 장기 지속형 GLP-1 비만 치료 신약이다.
에페글레나타이드는 현재 국내 임상 3상이 순조롭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당초 2027년 출시 목표였던 것을 당겨, 2006년 출시를 예정하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또한 지난 6월 미국당뇨학회(ADA)에서 처음 공개돼 주목 받은 차세대 혁신형 비만 치료제'HM15275'도 역시 개발 중이며, 지난 11월 미국비만학회에서 공개한 'HM17321'은 계열 내 최초 신약으로 개발 될 잠재력을 확인했다는 입장이다.
동아에스티 역시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DA-1726'를 미국 자회사 뉴로보 파마슈티컬스를 통해 개발 중이다.
DA-1726은 Oxyntomodulin analogue(옥신토모듈린 유사체) 계열의 비만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 후보물질이다.
이는 GLP-1 수용체와 Glucagon(글루카곤)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해 식욕억제와 인슐린 분비 촉진 및 말초에서 기초대사량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체중 감소와 혈당 조절을 유도하는 기전이다.
‘DA-1726’는 이미 글로벌 임상 1상 파트1에서 우수한 안전성, 내약성, 용량 선형 약동학 데이터를 확인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파트2 임상도 2025년 1분기 발표 예정으로 2분기에는 파트 3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한 최근에도 HK이노엔은 비만치료제인 GLP-1 계열의 ‘IN-B00009’에 대한 임상 3상을 신청했다고 밝히며 개발 경쟁 대열에 합류를 예고한 상태.
■경구제‧마이크로니들 패치 등 차별화 시도
이처럼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차별화 전략에 공을 들이는 기업들도 확대되고 있다.
이는 제형 등의 변화를 통해 개발 시점을 앞당기고, 기존의 성분이 가진 시장 입지를 확보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한미약품과 함께 비만치료제에서 다양한 파이프라인 확대를 노리는 대웅제약이다.
대웅제약은 당초 비만치료제와 관련해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활용한 개발에 나서며 후발 주자로 참전을 선언했다.
이에 대웅제약은 R&D 전문 계열사 대웅테라퓨틱스(대표 강복기)를 통해 자체 플랫폼 ‘클로팜’을 활용한 GLP-1 유사체 ‘세마글루타이드(Semaglutide)’ 계열 마이크로니들 패치 개발을 진행해 왔다.
대웅제약은 이에 그치지 않고 추가적인 혁신 역시 노리고 있다.
이는 투여 경로의 변화를 추가로 도전, 경구용 형태로 변경을 추진하며 관련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아울러 주 1회 피하주사 형태인 현 치료제를 월 1회로 장기지속형으로 변화시키는 노력까지 이어가는 상황.
대웅제약은 지난해 말 티온랩 테라퓨틱스, 대한뉴팜, 다림바이오텍과 ‘비만 치료 4주 지속형 주사제’ 공동 개발을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기존 주 1회 투여하던 비만 치료제의 투여 주기를 월 1회로 연장해 환자의 편의성을 크게 높여, 치료 부담을 줄이고 복약 순응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같은 노력은 대원제약, 일동제약 역시 진행하고 있다. 대원제약은 마이크로니들을. 일동제약은 경구제를 개발 중이다.
우선 대원제약의 경우 마이크로니들 패치 전문 기업인 라파스와의 공동개발을 통해 마이크로니들 패치 비만치료제 'DW-1022'를 개발 중이다.
'DW-1022'는 주성분 세마글루티드를 탑재한 마이크로니들 형태의 패치제로 기존의 주사제를 피부에 붙이는 패치 형태로 바꾼 제품이다.
이는 앞선 대웅제약과 마찬가지로 기존 주사제가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이다.
마이크로니들 패치를 활용할 경우 기존 주사제와 달리 상온 보관이 가능하다는 점, 자가 주사의 번거로움과 주사 통증을 없애 복약 편의성을 개선한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일동제약은 'ID110521156'를 통해 경구용 품목 개발에 나서고 있다.
'ID110521156'는 현재 임상1상 단회용량상승시험(SAD)에 이은 후속 임상인 다중용량상승시험(MAD)에 착수한 상태다.
이는 저분자 화합물을 기반으로 한 약물이라는 점에서 기존의 대표적 치료제인 펩타이드 주사제와 비교해 뛰어난 생산성과 우수한 사용 편의성 등 뚜렷한 차별점을 지닌다는 판단이다.
특히 일부 환자에서 주사제에 대한 부담감을 가지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익숙한 경구제에 대한 수요를 노리고 있는 것.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와 관련한 개발이 이뤄지는 것"이라며 "특히 국내 제약업계의 경우 개량신약 경험 등이 있어 다양한 제형 변경 등을 시도하는 형태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상대적으로 R&D 투자가 가능한 제약사들은 신약에 공을 들인다면 중소제약사의 경우에는 기존 치료제 등을 활용하는 방안 등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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