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휴기간 동안 경기도의료봉사단의 필리핀 마닐라 의료봉사 활동에 참여했다.
사실 이번 봉사활동에 두 가지 의문이 있었다. 필리핀 수도인 마닐라로 가는 의료봉사와 현지 교민 진료가 큰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을 모르는 오판이었다.
극빈층이 무려 80%에 달한다는 필리핀은 수도 마닐라에서도 의사를 접하지 못한 채 아픔을 참아가는 주민들이 대다수였다.
수도이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의료혜택을 받으리라는 생각이 잘못된 것. 오히려 짧은 봉사활동 기간 많은 환자를 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었다.
현지 교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비싼 진료비로 인해 병원 진료를 받지 않고 참는 교민이 상당수였다. 한 교민은 "감기만 해도 10만원은 족히 든다"고 하소연했다.
이런 이들에게 의사를 만나 자신의 건강상태를 상담 받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동네의원부터 대학병원까지 언제든 손쉽게 방문하는 한국의료와는 너무나 대조되는 광경이었다.
한국 의료도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낮은 수가, 급증하는 건강보험 재정,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등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의료는 아픈 국민들에게 상당한 접근성을 보장해 준다는 점만은 인정받아야 한다.
'아프면 병원에 간다'는 평범한 사실이 누구에게나 통하는 말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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