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범정부적인 리베이트 단속이 한창인 가운데 서울의 한 대형병원이 의국비는 물론, 학술대회 개최 비용까지 지원하며 제약사와 부정한 관계를 차단하고 나서 주목된다.
연구와 교육, 학술활동에 필요한 모든 비용을 병원에서 지원할테니 본업에만 충실하라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이우용 기획실장은 6일 "올해 초 특별 예산을 마련해 원내 학술모임은 물론, 각종 심포지엄과 학술대회 개최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학술활동을 위해서라면 아낌없이 예산을 지원하라는 것이 이종철 의료원장의 뜻"이라고 밝혔다.
이미 올해만 학회는 물론, 심포지엄 등 9개의 행사에 예산이 지원됐다. 이렇게 지원된 금액만 1억 3550만원.
참석자들의 식사비 뿐만 아니라 연자 초청비 등도 병원에서 모두 지원해줬다. 무리하게 후원을 유치하느라 힘을 빼지 말라는 배려다.
이 기획실장은 "국민 건강과 의학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금액에 관계 없이 예산을 지원한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다만 교수 개인적인 행사 등은 기획실의 심사를 통해 걸러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내년부터는 예산을 더 늘려 교수들이 활발하게 학술활동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시도는 비단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삼성서울병원은 이미 의국비와 학회 참석비를 지원하며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현재 삼성서울병원은 1년에 1억원이 넘는 비용을 의국비로 지원하고 있으며 주임교수와 의국장에게 법인카드를 지급하고 있는 상태다.
이와 함께 일선 교수들이 해외 학회에 용이하게 참석할 수 있도록 1년에 1천만원에 달하는 해외 학회 참석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우용 기획실장은 "솔직히 교수들이 리베이트를 받는 이유는 대부분 후배들 학회 보내고 의국비를 써야하기 때문"이라며 "이것만 해결되면 굳이 대학병원 교수들이 리베이트를 받을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그는 "해외학회에 갈때도, 의국에 필요한 물건을 사거나 회식을 할때도 제약사 후원을 받지 말고 병원 예산을 쓰라는 것이 삼성서울병원의 원칙"이라며 "앞으로도 필요한 게 있다면 얼마든지 예산을 지원할 것"이라고 환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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