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소아과의원, 가톨릭○○피부과의원, 경대○○내과의원, 미래○○비뇨기과의원, 서대구○○의원…
○○안에 들어갈 단어는 무엇일까. 바로 '연합'이다. 대구시 의원 간판 중에는 유독 '연합'이 들어간 명칭이 많다. 과목을 불문하고도 그렇다.
'연합'이 들어간 명칭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 정보에 따르면 대구시 전체 의원은 총 1505개다. 이중 연합 명칭을 사용한 의원 수는 무려 216개에 달한다.
퍼센트로 따지면 14.4%. 의원 7곳 마다 1곳이 '연합' 명칭을 쓰고 있다는 소리다. 치과와 한의원은 제외한 수치다.
대구시와 인접한 경상북도도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전체 1170개 의원 중 136곳(11.6%)이 '연합' 명칭을 쓰고 있다.
다른 시·도는 어떨까. 의원 수가 대구시에 약 5배 많은 서울에는 7397개의 의원이 밀집해 있다. 이중 '연합' 명칭을 쓰는 의원은 고작 26곳에 불과하다. 퍼센트로 따지면 0.35%. 280곳 당 1곳이 있다는 뜻이다.
다른 시·도도 이와 비슷하다. 부산시 0.77%, 인천시 0.45%, 대전시 3.8%, 울산시 1.9%, 충청도 3.13%, 전라도 3.9%에 그친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길까.
대구시나 경북의사회 관계자들에게 문의한 결과 간판에 '연합'을 쓰는 것은 일종의 '유행'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처음에는 여러 원장이 공동 진료를 보는 곳에 연합이라는 명칭을 붙였다는 것. 하지만 연합 간판이 붙은 곳에 대한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유행처럼 연합 명칭 바람이 불붙게 됐다는 것이다.
대구시의사회 김제형 회장은 "원장들이 모여 공동으로 의원을 하는 곳이 연합의원이지만 이런 의미에서 점차 규모가 큰 곳이나 전문적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면서 시민들의 선호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해석을 내놨다.
'전문적' 혹은 '규모가 큰 곳'이라는 고유명사처럼 변했다는 것이다.
김제형 회장은 "최근에는 원장 한명이 운영하는 곳에도 연합을 붙이는 곳이 심심찮게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경상북도의사회 이석균 회장도 지난해 간판 이름을 바꿨다. 현재 이름은 청십자연합의원.
이석균 회장은 "2명의 원장과 같이 운영하다 지난해 원장이 3명으로 늘어 의원 명칭을 바꿨다"고 밝혔다.
의원 명칭을 바꾼 주된 이유는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은 데다 주위에 많기도 해서"였다. 대구와 경북에서는 '연합'이 '대세'라는 반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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