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마지막 병원 부지로 꼽히는 현 중앙대 용산병원 부지 사업자 공모가 생각만큼 주목을 끌지 못하고 있다.
까다로운 조건과 다소 높게 책정된 임대료 등으로 인해 관심을 보였던 대학병원들이 잇따라 고개를 젓고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오는 22일 용산병원 운영사업자 공모를 마치고 사업신청서 접수를 마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레일에 따르면 현 용산병원에 설립되는 새병원은 총 1만 948㎡의 부지에 400병상 규모로 지어지며 사업자로 선정되면 30년간 이 병원을 임대, 운영하게 된다.
이 부지는 사실상 서울 시내에 병원을 신축할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라는 점에서 병원계의 큰 주목을 끌었다.
이로 인해 중대 용산병원이 이전을 발표한 순간부터 일부 대학병원들이 자체적으로 타당성을 분석해가며 군침을 흘렸던 것이 사실.
그러나 막상 뚜껑이 열리자 병원계의 반응은 그리 신통치 않다. 부지의 가치에 비해 코레일이 너무 많은 것을 바라고 있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A대학병원 관계자는 "사실 400병상급 병원을 지어 매년 37억원의 임대료를 내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거기다 병원 철거와 신축 비용까지 내라고 한다면 사실 들어갈 수 있는 병원이 있을까 의문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코레일은 이번에 사업자를 공모하면서 1년에 37억원 이상의 임대료를 30년간 납부할 것과 기존 건물 철거와 신축 비용을 모두 부담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또한 총 200점 만점의 사업자 선정 자격으로 2500억원 이상 자산 규모와 부채비율 100% 미만을 명시하고 시설규모 3000병상 이상, 운영병원 5개 이상에 가점을 주기로 했다.
사실상 서울아산 등 대기업 계열 병원과 가톨릭중앙의료원 등 대규모 네트워크 병원이 아니면 지원 조차 불가능한 자격기준이다.
여기에 비영리법인으로 묶여 있는 의료기관들의 특성상 최소 1500억원에 달하는 신축 비용을 부담하고 1년에 37억원씩 임대료를 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다.
B대학병원 관계자는 "당초에는 코레일이 새 병원을 짓고 운영 병원이 임대료만 내는 조건이었다"며 "그렇기에 몇몇 병원들이 공모 참여를 저울질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1500억원 이상의 초기 투자 비용을 안고 임대료까지 부담하면 1년에 금융비용만 최소 150억원이 넘어간다"며 "개원 초기부터 환자가 넘쳐 흐른다고 가정해도 부담스러운 수치"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용산병원 부지 사업자 공모 마감이 불과 몇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병원계의 반응은 냉담하다는 점에서 과연 공모가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또한 만약 불발된다면 코레일이 어떠한 조건을 들고 나올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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