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개인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항암치료의 원천기술을 개발해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나의 암 조직으로 한번에 20개가 넘는 표지자 검사를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 것. 이를 이용하면 기존 검사법에 비해 비용이 0.5%밖에 들지 않으며 분석시간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

고대 안암병원 이은숙 교수과 KIST 박제균 교수팀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의 지원을 받아 극소량의 암 조직으로 다양한 암 표지자 검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에 개발한 기술은 아주 작은 양의 암조직만을 채취해도 종양표지자, 바이오마커 등 다양한 암 판별물질을 동시에 검사할 수 있는 기술이다.

기존 암 조직검사은 암 조직을 떼어내 암 여부를 판별하는 표지자 4개를 모두 검사해야 최종적인 진단이 가능했다.

하지만 과거 검사법의 경우 떼어낸 암 조직 한개당 하나의 표지자밖에 검출하지 못해 상당히 많은 암 조직을 채취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로 인해 검사가 하나씩 순차적으로 진행되면서 검사 시차가 달라져 정확한 검사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으며 검사비용과 시간이 늘어나 환자의 부담 또한 많았다.

하지만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기술을 활용하면 하나의 암 조직으로 최대 20여개의 표지자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검사비용을 200분의 1로 절감할 수 있게 됐으며 분석시간도 10분의 1로 단축할 수 있어 향후 암 치료와 검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실험의 경우 동물실험이 아닌 유방암 환자 115명의 암 조직을 이용한 인체실험이었다는 점에서 바로 임상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고려의대 이은숙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검사법을 이용하면 미세바늘로 추출한 소량의 조직만으로 다양한 검사와 객관적 판독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며 "특히 초기 정밀검진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향후 개인 맞춤형 항암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이번 연구결과는 특허협력조약의 특허는 물론, 국내 특허만 6건이 출원됐다는 점에서 향후 사업화를 통한 경제적 부가가치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양분석과 조직시료검사에 활용되는 기반기술인 만큼 개인 맞춤형 항암제 효력 테스트용 랩온어칩 등 사업화를 위한 후속연구가 가능하다는 것.

KIST 박제균 교수는 "조직병리, 암진단 등 의학 뿐 아니라 바이오마커 개발 등 생명공학 연구에도 응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맞춤 항암치료의 대중화를 통해 국내 보건의료의 선진화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