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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의원 악재 수두룩…전방위 경쟁체제 돌입

장종원
발행날짜: 2010-01-08 06:50:34

비전속진료, 진료비 공개 부담…주치의제 대안될까

|신년기획| 2010년 의료시장이 바뀐다

2010년 새해가 밝았다. 올 한해 의료시장은 의약분업 이후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영리의료기관 허용, 양한방 협진 등을 비롯한 의료시장의 지각을 변동시킬 정책의 현실화가 목전에 있다. 이에 따라 의료계도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메디칼타임즈는 올해부터 시행되는 보건의료정책을 통해 의료시장의 변화를 살펴보았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상> 새로운 옷 입는 병원계
<중> 동네의원 몰락 현실화되나
<하>의료소비자 정책 뒷걸음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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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분업 이후 수년째 계속되온 의원급 의료기관의 어려움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전체 진료비중 의원급 의료기관이 차지하는 점유율은 2005년 27.7%에서 2009년 상반기 23%로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매년 폐업하는 의원도 2006년 1844곳, 2007년 1920곳, 2008년 1894곳 등 약 전체 의원급 의료기관의 10%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획기적인 타계책이 없는한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네의원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는 높지만, 이를 실현해줄 현실가능한 정책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동네의원엔 악재?

"보장성 강화 정책이 낮은 본인부담금으로 환자들을 대형병원으로 이동시켜 의료전달체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이러한 지적이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들에게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보장성 강화 정책이 중증 입원환자에 집중되다 보니, 동네의원은 그 수혜를 입지 못할뿐 아니라 기존 환자마저 잃는 현상이 초래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올해 진행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도 이러한 맥락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복지부는 올 하반기 MRI급여를 확대할 계획이다.
심장질환·뇌혈관질환 및 중증화상 본인부담 경감, 항암제 및 희귀난치성 치료제 급여확대, MRI 급여 확대 등의 정책은 대부분 병원급이상 의료기관에 대한 본인부담금을 낮춰주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그나마 동네의원에 도움이 될만한 보장성 강화 정책은 임신·출산진료비 지원 확대, 영유아 건강검진 대상 확대 등으로 그마저도 산부인과, 소아과에 적용되는 정책들이다.

의사 프리랜서제, 동네의원 경쟁체제 가속화

이런 와중에 의사 프리랜서제라고 불리는 '비전속진료'가 오는 11일부터 허용된다.

복지부는 기존의 유권해석을 바꾸어 의료인이 복수의 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다만 의료기관 개설자는 자신이 개설한 의료기관에서만 근무하도록 제한하기로 했다.

이 제도가 의료시장에 어느정도의 파급력을 미치게 될지는 지켜볼 일이지만, 의료시장의 경쟁구도를 가속화시키게 될 것이라는데에는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소위 스타의사의 몸값이 치솟게 될 것이고, 스타의사 양성을 위한 마케팅, 홍보도 중요한 영역으로 자리잡게 되는 것이다.

네트워크의원 등 자본조달과 마케팅에 강점이 있는 의료기관들은 의사 프리랜서제를 적극 활용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A산부인과의 경우 요양병원과 협력을 통해, 1주에 1회, 혹은 1달에 1~2회 등 주기적으로 요실금수술 및 진료를 실시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눈미백술로 알려진 C안과의원은 최근 의사 프리랜서제가 허용될 것을 대비, 네트워크의원 구축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C 네트워크 관계자는 "프리랜서제 허용은 지방 환자들에게도 상당한 메리트가 될 수 있다"면서 "스타의사가 지방에 내려가 수술을 하고, 그 병원에서 사후관리하는 방식이 도입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네트워크 의원들의 이러한 시도는 의료기관 개설자의 비전속진료 불허 방침이 벽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동특화병원과 소아청소년과의 경쟁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 완화 정책의 상당수도 동네의원간의 경쟁과, 동네의원과 병원을 경쟁시키는 정책이 적지 않다.

이달말부터 시행되는 병원에서 의·치·한의사의 공동개설을 허용, 2011년 도입 예정된 전문병원 활성화 정책 모두 동네의원의 입지를 더욱 축소시키는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양한방 결합형태인 아동특화병원, 중풍특화병원, 성형특화병원의 등장은 의원급 의료기관과 상당한 경쟁구도를 형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동네의원과 관련한 정책들은 편의를 보장해주는 규제완화 수준이 대부분이다.

단기 대진의 신고 간소화, 의료광고 사전심의시 수수료 완화, 건강검진 당일 일반질병 진료시 별도수가 인정 등으로 보건의료정책의 큰 틀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항은 아니다.

비급여 진료가격을 홈페이지 등에 고지하도록 하는 정책은 경쟁구도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엘리오앤컴퍼니 성만석 이사는 "비급여비용에 대한 고지의무는 개원가에서 가격경쟁이 지금보다 더 심화될 것을 시사한다"고 지적하고 "가격할인은 단기간 방편이 될 수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네의원 주치의제 현실화 가능할까

이런 가운데 그나마 의원급 의료기관 활성화 정책으로 주목할 만한 것은 주치의제도다.

단골의사제로 주치의제도는 지난 수십년간 꾸준히 문제 제기되면서 도입이 거론되던 사안이다. 2, 3차 기관을 배제한 주치의제는 동네의원의 생존을 위한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의료계의 반대와 정부의 의지 부족으로 구체화되지 못했는데 지난해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공론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복지부는 시범사업을 올해 30만명으로 확대해 시행하고 2011년말 도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실현가능성은 여전히 높지 않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다. 주치의제에 대해서도 가정의학과 등에서는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전문과목들은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내고 있어 내부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주치의제 도입은 자유로운 환자들의 의료기관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기 때문에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절차 역시 만만치 않은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입장에서도 의료전달체계의 큰 변화를 초래하는 정책인만큼 쉽사리 추진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복지부가 추진 중인 '의료기관 기능재정립 TF'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TF는 현행 의료전달체계의 현황과 문제점을 다양한 차원에서 진단, 핵심과제를 도출해 의료기관 기능재정립의 단초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월까지 1단계로 의료기관 기능재정립을 위한 핵심과제를 도출해, 실현방안을 마련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주치의제 도입 방안 역시 TF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복지부 관계자는 "주치의제도에 대해서는 시범사업을 확대해 구체화하고, 개방형 병원제도 역시 의료기관 기능재정립을 위한 방안으로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TF가 무너져가는 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영상황을 획기적으로 바꿀 비책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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