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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의비급여, 동전의 양면으로 봐야

메디게이트뉴스
발행날짜: 2009-04-16 06:44:27
MBC 'PD수첩'이 지난 14일 '억울한 병원비, 두 번 우는 환자' 편은 임의비급여를 중심으로 병원의 진료비 부당청구 실태를 고발했다. 병원의 부당청구 문제는 시사고발프로그램에서 빠지지 않는 단골메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PD수첩도 방송 전부터 많은 관심을 끌더니 방송이 나간 후에는 방송 내용을 두고 논란이 치열하다. 의료계 내부는 물론 인터넷에서도 네티즌 간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시청자들은 대부분 의료기관의 부도덕성을 비판하는 입장이었다.

PD수첩은 이날 방송분에서 2천만 원의 수술비가 없어 마지막 골수이식 수술을 받지 못해 지난 3월 숨진 황 모 씨 아들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런데 황 씨의 아들이 2007년 심평원에 진료비 확인 민원을 제기한 결과 병원에 납부한 4000여만 원 중 1900여만 원 환급 결정을 받았다. 진료비 확인신청을 낸 후 병원의 회유와 협박에 시달렸다는 증언도 나왔다. 병원의 눈치가 보여 아예 민원을 내지 못했다는 환자도 있었다. 방송 내용만 봐서는 병원들은 사기꾼에 조직폭력배를 능가하는 폭력사범이다.

하지만 많은 의사들은 PD수첩의 방송에 심한 반감을 갖고 있다. 방송사에서 현행 건강보험제도의 문제점은 들여다보지 않고 병원들을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환자와 의사의 불신을 조장하는 불행한 일이라고 개탄하기도 했다. 물론 일부 병원과 의사들의 허위 부당청구는 지탄받아 마땅하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작심하고 불법행위를 저지르는 의료기관과 의료인에 대해 내부정화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개인과 병원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턱없는 부당청구를 하는 기관은 당연히 퇴출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의사나 병원보다는 현행 건강보험제도 아래서도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외과 의사들이 밤을 새워 수술하는 것은 몇 십만 원의 수가가 탐나서가 아니다. 격무에 쓰러지고 질병에 쓰러지는 의사들도 허다하다. 수가 몇 푼에 소중한 생명을 내놓을 의사는 없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사회는 병원과 의사들의 노력과 헌신을 보려하기 보다는 일부 치부만 드러내려는 경향이 강한 게 사실이다.

동전의 양면이 있다는 격언이 있다. 건강보험 현실에 가로막혀 어쩔 수 없이 환자들에게 실비를 청구하는 사정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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