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지접합술을 할 수 있는 의사가 전국에 몇이나 되는 줄 알아요.”
얼마 전 만난 한 개원의는 수가협상 얘기 도중에 대뜸 이런 질문을 던졌다.
그에 따르면 현재 수지접합술 즉, 잘린 손가락을 붙이는 수술을 할 수 있는 의사는 전국을 통틀어 약 200여명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환자가 잘린 손가락을 들고 병원을 찾아와도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가 왕왕 발생한다는 얘기였다.
물론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다. 그는 “수지접합술은 2~3시간이 소요되는 정교한 수술로 시간과 노력이 많이 요구되지만 정작 수가가 낮다는 이유로 이 수술을 하려는 의사가 없다보니 결국 현재에 이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의사들도 사람인지라 30분 만에 끝나면서도 간단한 성형수술 등 비급여 수술에 대해서는 높은 관심을 보이지만 힘들고 수가도 낮아 돈이 안 되는 수술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는 게 사실”이라며 “이 같은 현상은 정부의 잘못된 수가 정책 때문이며, 이는 결국 환자들에게 큰 피해를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분만, 심장 등 중요하고 힘든 수술일수록 그에 상응하는 수가를 책정해야 의료의 질 또한 보장받을 수 있게된다는 한 개원의의 주장이 꽤나 설득력을 갖췄다.
이제 곧 수가협상이 진행된다. 벌써부터 건강보험공단과 요양급여비용협의회 사이에서 이상기류 감지되면서 올해 수가협상이 파행으로 치닫을 수 있다는 우려도 들여온다.
국민 건강이 더 위협받기 전에 정부는 국민건강 향후 1년이 아닌 10년 내다보는 협상안을 내놔야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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