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을 맡았던 교수들이 잇따라 건강보험공단의 비효율적 운영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 주목된다.
경희대 의료경영학과 주임교수인 정기택 교수는 26일 의료경영학과 설립 10주년 기념 ‘선진국 사례에서 본 국민건강보험의 개혁방안’ 학술세미나에서 건강보험 관리 운영의 비효율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정 교수는 “의료보험이 도입되면서 처음 채택했던 조합방식의 관리운영제도는 다수의 보험자로 인해 운영비의 과다 및 운영의 비효율성이 쟁점화되면서 2000년 7월 건강보험공단이라는 단일보험자로 통합됐지만 관료화와 비경제성을 초래하고 복지병을 유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 재정을 통합운영하는 방식은 지역간 형평성 있는 보험료 부담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갈등을 유발할 수 있고, 상호경쟁에 의한 자율적인 관리운영과 책임경영이 어려워 주변 환경 변화와 국민의 욕구에 탄력적으로 대처하는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건강보험 관리 운영의 비효율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한국과 대만이 통합주의방식을 적용하고 있지만 건강보험공단은 대만 중앙건강보험국과 비교할 때 조직인원이 비슷하지만 지사가 8배 정도 많다는 점을 꼬집었다.
정기택 교수는 얼마 전까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맡아 새정부 정책방향을 자문한 바 있다.
정 교수와 같이 인수위 사회교육문화 분과위 자문위원이었던 연대 보건행정학과 이규식 교수도 건강보험에 경쟁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최근 대한병원협회지에 ‘건강보험제도의 획기적 개선’ 기고를 통해 건강보험통합을 비판했다.
그는 건강보험통합의 문제점으로 보험료 부과에서 형평성을 지키기 못하면서 의료비만 급격히 증가시켜 국민 부담을 가중시켰고, 공단 조직의 관료화로 인한 경영 효율성 상실 등을 초래했다며 경쟁원리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건강보험 통합의 틀을 유지하되 경쟁원리를 도입,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중앙기금으로 하고 각 지역의 지사를 지역기금으로 해 보험자로 승격시켜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역기금들이 가입자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보험료를 낮추기 위해 의료공급자들을 경쟁시키는 모형을 만들도록 하며, 의료기관과 자율적인 계약을 체결해 서비스를 공급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은 주장은 건강보험 재정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명박 정부의 공단 개혁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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