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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와 대학병원간 윈윈전략 성공할까

이창진
발행날짜: 2006-05-09 11:45:33

진단교양과 오락 접목...시청률 및 홍보 제고에 '안간힘'

현재 방송중인 의료 관련 프로그램이 국민과 의료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는가. 일부에서는 감동과 웃음으로 난치성 소외계층의 어려움을 승화시키고 있다는 높은 평가를 하고 있으나 또 다른 쪽에서는 방송사와 대학병원간 상이한 목표달성을 위한 일회성 생존전략이라는 분석이다.
대학병원의 협조하에 이뤄지는 예능프로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두고 의료계내 이견이 분분하다. 사진은 한 예능프로그램 녹화장면.
최근 들어 각 방송사들이 제작한 이들 프로그램은 가슴을 여미는 안타까운 사연과 의료현실의 높은 장벽을 감성적으로 호소하며 매주 뜨거운 반응을 보이고 있는 상태이다.

더욱이 난치성 질환과 암, 희귀질환 등 의학적 부분을 비롯하여 의료 사각지대를 알리는 홍보대사로서 수 많은 제작진의 힘든 여정이 지속되고 있어 국민적 관심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

그러나 공중파의 의료 프로그램 상당수가 오락과 교양에 대한 개념적 혼돈속에 무슨 목적으로 제작되고 있는가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MBC에서 방송된 느낌표 ‘눈을 떠요’ 프로는 가톨릭의료원와 함께 각막이식의 중요성을 알리고 사회적 경각심을 불러 일으켰음에도 불구하고 종방 후 장기이식에 대한 국민의 반응은 여전히 냉담하다.

방송 종영 후 각막이식 기증자 '주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KONOS)에 따르면, 방송이 나간 지난해 각막이식 기증자는 총 131명으로 전년도 84명에 비해 비약적인 증가를 보였으나 올해는 42명(4월말 현재)으로 뚜렷한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KBS ‘사랑의 리퀘스트’는 타 방송과 같이 의료와 접목된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97년 이후 8년간 장수기록과 더불어 500억원의 기부문화 조성이라는 새로운 의료교양 코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고원석 PD는 “웃음을 주는 여타 오락프로와 달리 사랑의 리퀘스트는 복지재단과 함께 환자와 부모의 사연을 전하고 자발적인 도움을 청하고 있다”며 “조혈모세포이식에 대한 방송에 이어 현재 장기이식의 중요성을 알리는 프로그램을 준비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이와 달리 오락프로 성격으로 올해 선보인 MBC의 느낌표 ‘산넘고 물건너’는 의료사각지대인 전국 오지의 노인을 대상으로 무료 검진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으로 독거노인의 모습과 산골마을의 정취를 알리는 서정적인 분위기로 20% 가까운 높은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서울아산병원과 격주로 참여중인 경희의료원측은 이 프로그램을 위해 올초 별도의 홍보 예산을 마련해 의료진 구성과 무료검진 버스를 새롭게 단장해 노인을 위한 한방병원, 대학병원의 이미지 제고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경희의료원 홍보팀은 “대학병원을 비롯한 의료기관이 홍보에 현실적인 제약이 많다는 것은 모든 의료인이 인식하고 있는 사실”이라며 “무료검진 방송 참여는 의료봉사의 개념으로 병원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뿐 신환 창출은 미비하다”고 언급했다.

#i3#“병원 방송참여는 홍보효과 노린 것”

하지만 대학병원 대다수가 환자유치를 위해 방송사와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MBC 느낌표 ‘산넘고 물건너’ 한 작가는 “방송에 대한 시청자의 반응이 뜨거워지자 몇 몇 대학병원에서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며 “이에 제작진은 시작부터 지금까지 희생한 2개 병원과의 의리와 의료진의 노하우 면에서 타 병원의 참여를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서울대병원 한 관계자도 “대학병원의 방송참여는 대부분 홍보효과를 노린다고 봐야 한다”고 토로하고 “뭐라고 딱집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방송을 위해서 병원의 협조와 지원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며 방송에 대한 시각을 피력했다.

병원들의 이같은 관심과 별도로 일부 프로그램은 오락적 요소와 감상적 요인을 과하게 가미해 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보다 시청률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분위기이다.

아직도 풀어야 할 난제가 많은 한국의료의 현실에도 불구하고 많은 방송사가 대형병원과 함께 의료를 신파조나 오락 소재로 사용하며 인기유지에 급급하고 있다는 점은 올바른 정책수립과 사고전환을 위한 영상매체의 역할을 간과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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