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신경정신과의사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경제대통령이 되겠습니다.”
최근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신임이사장으로 취임한 정영조(인제대 일산백병원) 교수는 향후 역점사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정영조 이사장은 한방 정신요법의 보험적용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한방 정신요법에 대해 건강보험을 인정한 것은 한마디로 모든 신경정신과 회원들을 격분하게 만드는 일대 사건”이라면서 “이는 한방병원에서 CT를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꼬집었다.
정신과의사가 되기 위해서는 4년간의 수련과 정신분석 지도의사의 교육이 필수적이지만 한의대 커리큘럼에 정신치료 과정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을 뿐만 아니라 정신치료 수가 항목이 정신과의사보다 다양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그는 임기 동안 정신과 수가 개선에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정신과 수가는 타 과에 비해 상대가치점수가 낮고, 과 특성상 많은 환자를 볼 수 없어 수입이 적을 수밖에 없다”면서 “여기에다 정신과 치료는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적인 것이어서 비보험항목이라 하더라도 국민 정서상 비싸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건당 진료비, 의료보호환자 정액제 등으로 인해 개원의들이 소신진료를 할 수 없고, 신약을 쓰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세부전문의제도 도입과 관련, 정 이사장은 “의학이 발전함에 따라 점점 전문화되고 세분화되는 의료발전 방향에 부합해 언젠가는 시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다만 정 이사장은 “혹시 세부전문의자격을 받지 못하면 나중에 보험청구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세부전문의 인증 기준과 원칙을 정하고 오로지 순수한 목적으로만 이용될 수 있도록 학회에서 지도감독과 평가를 하겠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신경정신의학회는 세부전문의제도 인증위원회를 두고, 황익근 위원장을 중심으로 지속적으로 제도 도입 문제를 논의해 나갈 방침이다.
정 이사장은 “저수가로 인해 의사들이 비보험 항목을 개발하거나 타 진료영역을 침범하게 만들고 있다”며 “적정수가를 제공하고 의료분쟁시 국가 차원에서 조정을 잘 해 준다면 외과 개업의들이 수술을 기피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결국은 원래 타 진료 영역을 존중해 주는 것이 우선이며, 진료영역이 겹칠 경우 서로 만나서 협의하고 의논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렇지 않고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여기고, 행하면 학회간 갈등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정 이사장은 앞으로 국민 정신건강과 학회 회원들의 권익 신장에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그는 “사회적 편견과 인식 문제로 신경정신과에 대한 접근성이 무척 떨어지고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종 정신건강의 날 행사를 전국적으로 열고, 지부 학회별 정신건강 교육과 대국민홍보를 지속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회가 공부만 하는 모임이 아니라 국민 정신건강을 지키는 모임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의료보호환자 정액제를 개선, 최소한 급성기나 재발 환자들이 충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고, 생명보험사가 정신과질환이나 우울증환자의 보험가입을 기피하는 문제 등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와 관련단체에 끊임없이 개선을 요구해 나갈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정영조 이사장은 “정신보건센터와 만성정신병원내에서 회원들이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전공의 회원들이 양질의 수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학술 프로그램을 다양화하고 강화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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