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의 항콜린제 사용이 보행속도와 악력 저하를 가속화한다는 대규모 관찰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콜린제 투여량과 시점에 따라 기능저하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으며, 향후 노쇠 예방을 위한 약물 처방 기준 개선 필요성이 제기된다.
미국 워싱턴대 약학과 셸리 그레이 등이 진행한 노인의 누적 항콜린제 노출과 보행 속도 및 악력 변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에 10일 게재됐다(doi:10.1001/jamanetworkopen.2025.19819).
항콜린제는 몸의 신경전달물질인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차단하는 약물로 부교감신경계의 과도한 활동을 억제, 요절박이나 과민성 방광 치료, 복통, 설사 등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 완화, 천식·COPD 환자의 기관지 이완 등에 쓰인다.
감기약이나 수면유도제에 들어 있는 디펜히드라민 같은 항히스타민제도 항콜린제 성질을 가지고 있다.
기존 연구들은 항콜린제가 인지기능 저하나 낙상 위험 증가 등 고령자의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을 지적해왔지만, 대부분 항콜린제의 영향을 '고정된 평균 노출량'으로 간주해 시간에 따른 영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다.
이에 연구진은 총 10년치 누적 투여량(TSDD)과 최근 2년간의 평균 표준용량(mSDD)이라는 기존 방식에 더해, 특정 기간을 기준으로 일별 노출 효과를 가중치로 계산한 가중누적노출 모델을 함께 적용해 분석의 정밀도를 높였다.
가중누적노출 모델은 2년, 4년, 6년, 8년, 10년 등 다섯 가지 기간 기준으로 구분해 적용됐다.
미국 카이저퍼머넌트 워싱턴과 워싱턴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1994년부터 2020년까지 성인 인지 기능 연구(Adult Changes in Thought study)에 참여한 고령자 4283명의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에 포함된 대상자는 평균 74세였으며, 모두 연구 참여 전 10년 이상 항콜린제 사용 기록과 최소 두 차례 이상의 신체기능 측정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었다.
분석 결과, 10년 누적 표준용량(TSDD)이 1096 이상인 그룹은 비사용자 대비 보행속도 감소가 연간 0.0132m/s 더 빨랐으며, 최근 2년간 평균 투여량(mSDD)이 0.5 이상인 경우도 연간 0.0101m/s의 유의미한 속도 저하가 관찰됐다.
특히 시간 가중치를 반영한 WCE 모델 중에서는 4년 기준 모델이 가장 적합도가 높았으며, 이 모델에서는 가중 평균용량이 1단위 증가할 때마다 보행속도 감소가 연간 0.0034m/s씩 더 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악력 변화는 기존의 TSDD나 mSDD 지표에서는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6년 기준 WCE 모델에서는 가중 평균용량 1단위 증가 시 악력이 연간 0.0329kg씩 감소하는 유의한 관련성이 관찰됐다.
이 같은 결과는 항콜린제 사용이 단순한 인지기능 저하뿐 아니라 전신 근기능 저하와 노쇠(sarcopenia) 진행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이번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항콜린제 노출이 높을수록 신체 성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연구 결과는 항콜린제 약물을 최소화하는 것이 건강한 노화를 위해 중요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결론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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