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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지붕 산부인과 '낙태=비도덕' 놓고 한 목소리

박양명
발행날짜: 2016-10-17 05:00:54

"인공임신중절수술 비도덕 진료행위 규정, 국민에게 피해 돌아갈 것"

두 개의 집단으로 나누어져 으르렁하고 있는 산부인과가 눈앞에 닥친 현안을 놓고 한목소리를 내는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그 현안은 정부가 최근 입법예고한 비도덕적 진료행위 항목에 '임신중절수술(낙태)'이 포함된 것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추계학술대회에서 산부인과가 처한 현실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다음 달에는 낙태를 비도덕적 진료행위로 바라보는 문제를 포함해 산부인과의 정부 정책에 대한 국회 공청회도 주최할 예정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전문가평가제를 통해 의료인 스스로 비도덕적 진료행위를 통제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면서도 사회적 현실을 무시하고 비도덕적 의료 행위 안에 인공임신중절을 포함시킨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정부 정책이 산부인과의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으로 변질된다면 이를 저지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며 임신중절수술의 비도덕적 진료행위 포함을 중지하고, 선진국 수준에 맞게 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비도덕적 진료행위 세부유형을 담은 의료관계 행정처분 일부개정령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담은 의견서까지 제출한 상황.

산부인과의사회는 의견서를 통해 "인공임신중절 수술은 선진국 대부분이 일정 임신주수까지 허용하고 있으며 일본은 사회경제적 사유까지도 허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인공임신중절의 적법한 사유가 거의 없다"고 현실을 설명하고 있다.

박노준 회장
박노준 회장도 "법적 강제와 현실을 무시한 윤리적 강요로 의료윤리를 성취하겠다는 발상은 대표적인 탁상행정"이라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같은 산부인과의사회의 입장은 일주일 앞서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인공임신중절 수술 중단까지 선언한 것과 일맥상통한다.

(직선제) 산부인과의사회는 추계학술대회에서 "입법예고 기간 후에도 비도덕적 진료행위에서 인공임신중절 수술 항목이 빠지지 않는다면 낙태금지 선언을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석 회장은 "임신중절은 산부인과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의 문제"라며 "전 세계에서 낙태를 허용하는 나라는 사회경제적 사유도 꼭 넣는다. 의사들이 임신중절수술을 거부하면 환자들은 일본이나 중국 등으로까지 가서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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