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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평원 개XX의 만행" 삭감 분개해 욕한 의사 '무죄'

발행날짜: 2016-03-10 12:00:10

대법원 "표현의 자유 인정, 국가기관은 국민 비판 대상"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심사 조정, 이른바 삭감에 분노해 온라인 상에 욕설을 담은 글을 올린 의사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무죄를 확정 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10일 모욕 혐의로 기소된 김 모씨(37)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심평원에 대한 욕설을 게시한 김 씨의 블로그
김 씨는 지난 2013년 한 내과 원장의 사례를 소개하며 욕설을 담은 글을 자신의 블로그에 실었다.

김 씨가 소개한 사례에 따르면, 한 내과 A원장은 급성기관지염 상병으로 1차 항생제 록시트로마이신(roxithromycin)을 12일 사용했지만 호전되지 않아 3세대 항생제 세픽심(cefixime)을 처방했는데 심평원 심사에서 삭감당했다.

A원장은 보건복지부 고시에 따라 한 처방이라며 삭감이 부당하다고 심평원에 문의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전산심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점이라며 '이의신청' 절차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문제는 김 씨가 A원장의 사연을 게재하면서 욕설을 쓴 것이다.

당시 김 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개XX 같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개XX들의 만행"이라는 제목으로 "…… 그것을 이렇게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삭감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짜 개XX 걸레같은 X들이네……"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심평원은 욕설 부분을 문제 삼아 모욕죄로 김 씨를 고소했으며, 검찰도 이 같은 글이 심평원을 모욕한 것이라고 판단하고 벌금 100만원의 약식기소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법원은 국가기관은 국민의 감시와 비판 대상이라며, 형법상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법원은 "심평원의 진료비 삭감을 판단하고 자신의 의견이 타당하다는 걸 강조하려고 부분적으로 욕설을 썼다"며 "전체적인 맥락이 악의적이거나 공격적인 표현이 아니라면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속한다"고 밝혔다.

또한 법원은 "국가기관은 국민의 감시와 비판 대상이 되므로 형법상 모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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