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건을 두고 의료계-한의계가 날카롭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의대와 한의대 간의 갈등으로도 확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국한의대·한의학전문대학원연합이 의료기기 사용 허용에 적극 환영 입장을 밝히자 의대·의학전문대학원연합이 한의학과 의학은 뿌리가 다르다며 분명한 선 긋기를 하고 나선 것.
20일 '전국 한의과대학 한의학전문대학원 학생회연합'(전한련)은 성명서를 통해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허용’에 대해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전한련은 "정확한 진단을 통해 질 높은 치료를 제공하는 것은 의료인의 책무"라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은 한의사들이 국민들에게 보다 안전하고 발전된 치료를 제공할 수 있는 근간이 될 것이다"이라고 주장했다.
함현석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회장
전한련은 이어 "전국 한의과대학 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들은 책임 있는 의료인이 되기 위해 의료기기 사용에 필요한 해부학, 영상의학과 같은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의료계에서 의료기기를 의사들의 전유물로서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현대 과학의 산물인 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적극 이용하게 된다면, 기존의 의사들만의 의료기기 사용 독점으로 제한돼왔던 국민들의 진료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고 치료검증과 근거축적에 어려움을 겪었던 한의학연구에도 큰 발전을 가져온다는 것이 이들의 판단이다.
전한련은 "예비의료인으로서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이 허용 되는 것을 환영하며, 이제는 구체적인 의료기기 사용 논의를 할 시기이다"며 "관계 법령마련과 제도적 보완에 있어서 관계당국에게 범국가적이고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의학교육을 받고 있어 의료기기 사용에 큰 문제가 없다는 주장에 의대생들은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 함현석 회장은 의협 회관 1층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의대생의 논리가 허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함 회장은 "한의학과 의학이 뿌리를 완전히 달리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한의대의 영상의학 관련 교육 실시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며 "교육이 이뤄진다해도 검증없는 비전문가 집단의 현대 의료기기 남용은 국민 건강에 위해가 된다"고 못박았다.
그는 "치료 검증과 근거 축적에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한다는 한의계의 논리는 현재 한의학의 근거기반학문이 아니라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다"며 "한의학의 원리와 이치에 맞는 방법으로 진료에 노력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을 포함한 정부의 규제 기요틴 정책은 의료인의 전문서을 무시하고 학업에 전념하고 있는 1만 5000명의 의대생들의 열정을 멸시하는 행태다"며 "이를 저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고 분명히 했다.
이들은 추후 활동에 대한 방향과 구체적인 내용을 전국 의대생들과 공유하기 위해 31일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각 학교 학생회장들로 구성된 규제 기요틴 대응 TF를 신설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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