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재진료 통합 비용이 초진료에 가깝게 책정되면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정부가 그럴 리 없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관계자는 초재진료 통합에 대한 생각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여기에는 '정부가 의사들이 만족할 정도의 수가를 주겠느냐'는 불신이 이미 깔려 있다.
대한안과의사회 관계자는 "설사 정부가 진찰료 통합 후 초진료에 준하는 수가를 책정한다고 해도 나중에 재정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깎고 말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들의 정부에 대한 불신은 결국 진찰료 통합을 주장하는 내과의사회로 향하고 있다.
안과나 이비인후과 같은 초진 환자가 많은 진료과는 이를 통합하자고 주장하는 내과가 반갑지는 않다. 이들은 재진 환자가 많은 내과 의사들의 '밥그릇 챙기기'라고 일축하고 있다. 논의의 여지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 초진료는 1만 4000원, 재진료는 1만원 수준이다. 수가 몇백원에 희비가 왔다 갔다 하는 마당에 4000원이라는 차액은 어마어마하게 크다.
사실 진찰료에 대한 인식부터 바껴야 하는 것 아닐까 한다.
환자는 아프면 병원을 찾아간다. 의사는 환자가 아픈 곳을 진찰하고 치료한다. 진찰은 문진, 시진, 촉진, 청진, 타진을 일컫는 말이다. 그만큼 병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환자에게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초진'과 '재진'의 개념이 들어온다. 근본적인 문제인 '저수가'까지 더해지면서 가격을 둘러싼 진료과 간 대립이 일어나는 것이다.
진찰료 통합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대한의사협회 차원에서도 여러 번 추진한 적 있지만 번번이 진료과 간 대립으로 무산됐다.
과거와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내과의사회가 또다시 진찰료 통합 카드를 꺼내 들었다. 초재진료의 평균치보다 더 높은 수가를 받아내려고 한다. 그렇게 되면 1만 2000원 이상이 되는 셈이다.
이미 복지부와도 간담회를 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과의사회의 '초·재진 통합' 주장을 바라보는 다른 진료과들의 시선은 따갑기만 하다.
의료계 내부에서 의견이 분분한 상황에서 정부로부터 무엇을 기대하고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협상은 정부와 하되, 협의는 의료계 내부에서 먼저 이뤄져야 정책의 변화와 제도의 개선이 가능할 것이다.
내과의사회는 동료들의 반대 목소리에 먼저 귀를 기울이고 설득 작업을 해야 한다. '내과'의 목소리가 아닌 의료계의 한목소리라고 하면 그 힘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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