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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화내빈’ 신의료기술평가 개정안…업계 반응 ‘싸늘’

정희석
발행날짜: 2014-12-08 00:01:06

협회 검토의견서 “불필요한 행정절차·과도한 이중규제” 불만

식약처 임상시험 후 품목허가를 받은 신의료기기의 조기 시장진입이 요원해졌다.

정부가 임상시험을 거쳐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은 의료기기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신의료기술평가를 받지 않고 심평원 요양급여 신청이 가능토록 제도개선안을 발표했지만 정작 업계 반응은 싸늘하기만 하다.

앞서 복지부는 지난달 24일 ‘국민건강보험 요양급여의 기준에 관한 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업계 의견수렴에 나섰다.

이후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는 보험 및 법규위원회를 중심으로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정리한 최종 검토의견서를 지난 6일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입수한 검토의견서에 따르면, 협회는 신의료기술평가 관련 개정안 일부 항목의 수정·추가 및 삭제를 요청했다.

우선 개정안 중 ‘기존기술여부 평가신청을 받은 경우 의약단체 등 관련분야 전문가 의견을 들어 복지부장관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기존기술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신설 항목에 추가 조항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는 현행 개정안에 기존기술여부에 대한 평가부분만 있을 뿐 여타 다른 결정신청에 반영돼 있는 조정결정신청 절차가 따로 마련돼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기존기술여부 평가에 대해 신청인 이의가 있을 경우 30일 이내에 조정결정 신청을 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추가해 조정결정 신청 절차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신의료기술등의 요양급여결정신청’과 관련해 신설 조항으로 ‘기존기술여부 평가 통보가 식약처장으로부터의 품목허가 또는 품목 신고한 날 이후 완료된 경우 평가결과가 통보된 날’을 추가해 요양급여대상 결정신청 기준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식약처 품목허가·신고 이전에 기존기술여부 평가를 신청할 수 있으나 평가결과 통보가 품목허가·신고일자 이후 날짜이고, 기존기술여부 평가결과로 신의료기술평가 신청이 아닌 요양급여대상 결정신청을 해야 하는 경우 품목허가·신고일자가 아닌 평가결과 통보일로부터 30일 이내 요양급여대상 결정신청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행정절차·과도한 규제” 여전

협회는 신의료기술평가 관련 개정안 일부 항목이 불필요한 행정절차와 과도한 규제를 초래한다며 삭제를 요청했다.

대표적으로 ‘특정의료기기를 사용한 신의료기술등의 요양급여 결정신청 시 기존 의료기기와의 비교임상 자료 제출’이 그것.

개정안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기존기술과의 비교임상 문헌이 있는 경우를 제외한 비교할만한 대체기술이 없거나 또는 희귀질환 대상으로 비교연구가 불가능한 경우 비교임상 문헌 제출을 강제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협회는 3가지 이유를 들어 거부감과 함께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다.

우선 미국·유럽연합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인허가 취득 및 의료기술평가를 실시할 때 기존기술과의 비교임상을 강제하는 일은 없다고 꼬집었다.

또 의료기기는 윤리성·비현실성 등 다양한 이유로 비교임상을 실시할 수 없는 사례가 많아 비교임상 문헌 제출은 비현실적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현행 신의료기술평가에서도 비교임상 문헌을 필수적으로 요구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를 강제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같은 맥락에서 ‘신의료기술등의 요양급여결정신청 시 구비서류 외에 해당 의료기기의 사용목적, 대상, 방법을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식약처장의 확인증과 비교임상 문헌을 제출해야 한다’는 개정안 또한 삭제를 요청했다.

이는 식약처 품목허가(신고)를 취득할 때 해당 의료기기의 사용목적·대상·방법 등이 이미 명시돼 있기 때문에 허가증 혹은 신고증 제출로 충분히 갈음할 수 있어 식약처장 확인증과 같은 별도의 불필요한 행정절차가 필요하지 않다는 게 협회가 밝힌 이유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기법 시행규칙 제7조 제2항 및 관련 규정에 임상시험 자료 제출 및 검토대상이 이미 규정돼 있어 추가 제한규정은 이중규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NECA 신의료기술평가는 독소조항” 반발

협회는 ‘신의료기술등에 대한 요양급여 결정’ 일부 개정안에 대해서도 ‘독소조항’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개정안에는 ‘복지부장관이 전문평가위원회가 신의료기술의 임상적 안전성 및 유효성, 문헌 근거수준 등에 대한 심층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평가한 경우에는 의료법 제53조에 따른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도록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현행 신의료기술평가제도 문제점을 개선하고 신의료기기 조기 시장진입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지난해 12월 13일 제4차 무역투자활성화대책 후속조치로 마련된 이번 개정안 취지를 무력화시키는 독소조항”이라며 삭제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밖에 과거 신의료기술평가 과정에서 효과성에 대한 근거가 일부 부족해 탈락한 의료기술 중 임상 적용 시 잠재적 이익이 큰 의료기술과 대체기술이 없는 질환 및 희귀질환 치료·검사를 위해 필요한 기술(II-a 등급·Ⅱ-b 등급)에 대해 식약처로부터 임상시험 자료를 첨부해 허가 받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신의료기술에 한해 신의료기술평가를 거치지 않고 요양급여결정 신청을 할 수 있는 정책 시행을 적극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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