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미국의 '고압산소의학회'와 같은 고압의학을 별도로 연구하는 의사 중심 학회가 설립돼 당뇨병성 족부궤양ㆍ자폐증 등 다양한 치료영역에서 고압산소치료기가 활용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시급하다.
지난해 12월부터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 ETC사의 고압산소치료기를 국내 독점 공급하고 있는 아이벡스메디칼시스템즈 윤석호 대표는 "한국은 미국ㆍ일본과 비교해 고압산소치료기 보유율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해외에서는 고압의학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고압산소치료기가 일산화탄소 중독, 잠수병 등 급성질환뿐만 아니라 당뇨병성 족부궤양ㆍADHDㆍ자폐증ㆍ뇌졸증 환자 호흡관리 등 다양한 질환에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고압산소치료기는 일상생활을 하는 1기압 보다 높은 2.4~2.8기압을 인공적으로 가압하고, 치료대상 환자에게 100% 산소를 흡입하게 함으로써 일상적인 혈액 속 산소 농도보다 훨씬 높은 산소가 혈액에 녹아들어 산소부족이 발생한 조직 또는 장기로 산소를 운반해 질환을 치료하거나 개선시키는 의료기기.
지난해 10월 대한응급의학회 발표에 따르면, 2011년 급성 일산화탄소 중독은 총 2815건 발생했다.
하지만 이들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고압산소치료기는 전국적으로 9개 병원에서만 가동 중이며, 이마저도 20년이 넘은 노후장비가 대부분이었다.
연탄가스 사고가 잦았던 80년대 후반까지만 하더라도 고압산소 탱크는 대학병원 응급실과 보건소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연탄 사용량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고압산소치료기 또한 자연스럽게 병원에서 퇴출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20년째 제자리걸음인 '보험수가' 역시 큰 영향을 미쳤다.
의사 한 명이 고압산소치료기가 가동되는 1시간 30분 동안 환자 옆에서 지속적인 관찰과 압력을 조절하는 등 노력의 대가로 받는 수가는 단 3만원.
병원 입장에서 1억 5000만~2억원의 장비 도입비용은 물론 별도 인력과 시설 운영에 따른 추가비용까지 감안할 때 고압산소치료기 운영에 투자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윤 대표는 "일산화탄소 중독 환자가 한 해 2800명이 넘지만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고압산소치료기가 9대에 불과하고, 이들 장비 또한 노후화 정도가 심해 환자 치료에 한계성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ㆍ일본이 각각 500곳ㆍ300곳에 달하는 고압산소 치료센터에서 고압산소치료기 2~6대를 도입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한국은 대략 100곳의 센터에서 고압산소치료기를 운영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추정했다.
특히 윤 대표는 "미국ㆍ일본은 고압 환경에서 산소를 주입해 질병을 치료하는 고압의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고압산소의학회(Undersea and Hyperbaric Medicine Society)와 같은 별도 학회가 운영되고 있다"고 환기시켰다.
따라서 "이를 통해 고압산소치료기가 일산화탄소 중독ㆍ잠수병 등 급성질환뿐만 아니라 당뇨병성 족부궤양 치료, ADHDㆍ자폐증 질환 개선, 뇌졸중 이후 관리 등에 적극 활용되고 있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윤 대표에 따르면, 실례로 미국은 고압산소 치료센터에서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들을 대상으로 고압산소치료기를 이용해 1회 60분ㆍ약 30회 치료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의 80%를 보험으로 지원하고 있다.
미국에서 1회 고압산소 치료비용이 대략 50만원인 점을 감안할 때 총 1500만원(50만원×30회) 중 1200만원을 정부가 보조해주고 있는 것.
이는 국가 차원에서 지속적인 고압산소 치료를 통해 당뇨병성 족부궤양을 잘 관리하는데 드는 비용이 고압산소 치료를 받지 않아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가 족부 절단 뒤 발생하는 장애인 지원을 포함한 각종 사회적 비용보다 훨씬 적게 소요되기 때문이다.
윤 대표는 "미국은 고압산소의학회와 같은 별도 학회를 통해 고압산소 치료가 활성화되면서 당뇨병성 족부궤양 등 15개 관련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하지만 한국의 경우 고압의학 관련 학회 자체가 없고, 전문성을 갖춘 의사 또한 부족한 상태"라고 아쉬워했다.
이어 "현재 당뇨병성 족부궤양 환자에게 고압산소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대학병원 전문의, 일산화탄소 중독 등 독성에 관심이 높은 응급의학과 전문의, 군 출신 잠수ㆍ항공의학 전문가들과 고압산소의학회를 만들기 위한 준비단계에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윤석호 대표는 "고압산소의학회가 설립되면 고압의학에 대한 연구는 물론 고압산소치료기를 운영하는 기사와 의사들에 대한 의무교육을 진행해 고압산소 치료 안전성을 확보하고, 노후장비에 대한 정도관리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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