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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문재인 "의료개혁" 약속…의사들 모처럼 웃다

안창욱
발행날짜: 2012-10-08 06:50:17

현장의사가족대회 2만명 운집…노 회장 "하나씩 바꾸자"

7일 제1회 한마음 전국의사가족대회가 열린 일산 킨텍스.

오후 1시가 넘어서자 자녀의 손을 잡은 의사들이 속속 들어오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2만석을 거의 채웠다.

정치인들도 대거 자리를 같이 했다.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를 대신해 부인인 서울의대 김미경 교수가 참석했고, 보건복지위원회 오제세 위원장, 선진통일당 대표인 이인제 의원, 새누리당 김정록, 김희국, 박인숙, 신의진 의원, 민주통합당 김현미 의원, 선진통일당 문정림 의원이 자리를 빛냈다.

의사들은 이들의 이름이 호명되자 뜨거운 박수로 환영했다.

의협 노환규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번 대회는 의사들이 세상을 향해 내는 첫 번째 목소리"라고 환기시켰다.

왜 의사들은 의사들끼리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의사들만을 위한 주장을 하느냐는 비판을 받아왔는데 앞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국민의 언어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이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를 위해 의협이 꺼내든 카드가 '착한손 캠페인'이다.

노 회장은 "착한손 캠페인을 시작으로 의사들이 밝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솔선수범하고,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선포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의료계가 진정 의료제도를 바꾸길 원한다면 앞으로 정치에 깊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더 많은 돈이 아니라 국민의 생명을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의료환경, 자부심을 갖고 진료할 수 있는 의료환경"이라면서 "우리들의 바람이 진심이라는 사실을 언론과 국민, 정치 지도자들이 공감하도록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대선 후보들은 의료제도 개선을 약속했고, 의사들은 모처럼 밝게 웃었다.

안철수 후보를 대신해 부인인 김미경 교수는 "같은 의료인의 한 사람으로서 의료계가 추진하는 착한손 캠페인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의사 가운을 입어야만 의사가 되는 게 아니라 어려운 이웃에게 다가가는 의사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공언했다.

오후 3시 사회자가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행사장 도착 소식을 알리자 의사들은 자리에서 모두 일어나 큰 박수로 맞이했다.

박 후보는 "의사가 환자 진료에 집중해야 국민이 건강하고, 의사의 행복이 곧 국민의 건강으로 이어진다"면서 "의사들이 환자 진료에만 전념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드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고 못 박았다.

이어 박 후보는 "더 낳은 의료시스템을 위해 제도 개혁이 필요하며, 의료인과 국민 모두가 상생할 수 있도록 의료제도의 틀을 새롭게 바꾸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후보는 "정부, 정치권을 통한 일방적인 개혁이 아니라 의료계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일 수 있는 기반부터 조성하고, 의료계의 의견에 귀기울여 잘못된 부분을 함께 고쳐나가겠다"고 말해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4시 30분경 도착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역시 의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문 후보는 "우리나라 의료제도는 아직도 많은 한계를 노출하고 있으며, 그 결과 국민도 의료인도 모두 힘들어하고 있다"면서 "특히 저수가 체계는 의료전문가들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문 후보는 "의사들이 적정진료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혁하고, 일차의료가 국민 신뢰를 받고 의료의 중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공약했다.

아울러 그가 "의료인들이 의료정책에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해 국민과 의료인, 정부가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히자 박근혜 후보 못지 않은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착한손 캠페인' 선포식이었다.

'착한손 캠페인'은 병들어 있는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들기 위해 의료계가 앞장 서서 범 국민적 사회 클린 운동을 해 나가자는 취지다.

예들 들어 사회적 약자와 1대 1 친구맺기 운동, 소년소녀가장 희망주기 프로젝트, 허례허식 없애기, 절주캠페인, 환자와 의사 관계를 건강하게 하기 위한 웃는 얼굴 고운말, 손 잡아주고 눈 맞추기, 충분한 설명하기 등을 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행사 말미에 마이크를 든 노환규 회장은 "잘못된 정책의 책임은 정부에 있지만 근본 책임은 행동하지 않은 우리에게 있다"며 "지금과 같은 비참한 현실이 도래할 때까지 의료정의를 외치지 않았고, 싸우기보다 적응하고 수긍하며 비급하게 행동했다"고 환기시켰다.

특히 노 회장은 "그 누구도 우리를 대신하지 않는다. 의사답게 의료의 중심에서 올바른 목표를 세우고, 힘을 합해 잘못된 의료제도를 하나씩 바꿔 나가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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